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와 국회가 “서로 신뢰하며 협력할 때 우리 앞에 놓인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인 한 권한대행이 국회와 극한의 대립을 보이며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21일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한 권한대행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두고 “가능한 한 신속하게 (대미) 협상에 돌입하고 충분한 협의 시간을 확보해 유예기간 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대내적으로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완화를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
지난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이 영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드라마는 13세 소년이 여학생 살해 혐의를 받는 사건을 중심으로, 청소년들 사이에 이미 퍼져 있는 매노스피어(manosphere·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셀(Incel) 문화, 유해한 인플루언서, 온라인 여성혐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영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학교에서 모든 학생이 이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중등교육 과정에서 이를 무료로 접할 수 있게 됐다.드라마는 ‘소년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나’에 집중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는 남녀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언어·문화의 실체를 들춰낸다. 특히 극중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인셀’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Involuntary celibate)의 줄임말로, 여성에게 외면당한다고 느끼는 매력 없는 남성을 뜻한다. 이들...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4월 21일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영남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신문은 대체로 한 달, 100일, 1년 같은 단위에 예민합니다. 신문사진의 정형화한 틀이기도 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해 불에 탄 나무 주변에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렸습니다. 산불 후속 취재에 공식처럼 등장하는 사진입니다. 대개 그런 사진에는 ‘그래도 희망’ ‘이젠 회복’ 따위의 단어를 설명에 써넣습니다.21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경북 의성에서 불에 탄 검은 산과 푸른 밭을 한 앵글에 담았습니다. 문득 이번 사진설명에는 희망이나 회복 같은 단어를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