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상간변호사 의약품에 100%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약가 인하’를 목적으로 다국적 제약회사와 협상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가 인하가 주력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 대한 가격 압박 등의 파장을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피하려는 대규모 제약회사와의 협상을 위해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SNS에서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부과 시점을 1일로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제약회사들과 협상을 벌이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품목관세 부과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와 타결한 합의를 협상 모델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미국 내 신약 가격을 최혜국대우(MFN) 수준으로 내리고 700억달러(약 98조원)를 투자하는 대가로 3년간 의약품 관세 유예를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미국 내 약가 인하로 인해 “당장은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여러 파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 내 약가가 떨어지면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결국 비용을 그만큼 줄여야 하는 과제가 생기는 만큼, 국내 의약품 CDMO 기업에 가격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비용 부담이 가장 큰 분야는 R&D(연구·개발)라서 신약 개발을 그만두는 등 영향은 그 분야가 클 것”이라면서도 “다국적 회사가 약가를 낮추면 비용 절감 차원에서 CDMO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의약품 관세는 미국 내 약가 인하, 외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유치뿐만 아니라 자국에 생산공장을 두지 않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을 통제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트럼프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관한 복잡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의약품 관세의 주요 대상이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고 한국 제약·바이오업계가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따져야 할 요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금은 다국적 제약회사와 미국 정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의 의약품 생산 기업 등까지 살피며 대응해야 한다”면서 “산업계와 정부가 협의해 단기·중장기에 걸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에 한국이 의약품 공급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며 의약품 관세 관련 최혜국대우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워 다른 주체들의 결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결국 현실화하면서 셧다운 불똥이 인류 우주 탐사 분야로 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셧다운 때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일상적 연구·개발(R&D)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기 때문에 사람을 달에 보내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의회에서 연방정부의 내년 예산안 통과를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이날 0시1분부터 셧다운이 시작됐다. 양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도입한 건강보험개혁법, 즉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을 둘러싼 대립을 해소하지 못했다.
셧다운이 시작되면서 대표적인 연방정부 기관인 NASA에서는 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셧다운 때 시행되는 NASA 지침서를 보면 “임박한 인명·재산 피해를 막는 데 필요한 활동만 계속된다”고 규정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올라간 우주비행사들에 대한 지원처럼 한순간도 중지되면 안 되는 일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뜻이다.
NASA의 본질인 우주과학에 관한 R&D는 중단된다. 당장 1만7000명에 이르는 소속 직원 대다수가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이번 셧다운이 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NASA가 주력하고 있는 연구 과제인 아르테미스 계획은 1972년 이후 중단된 인간의 달 착륙을 재현하고, 궁극적으로는 월면 유인기지를 설치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지를 거점으로 광물자원을 캐내고, 화성 등 먼 천체로 가기 위한 우주 터미널도 건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개발된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1호’는 사람을 태우지 않은 상태로 2022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가 지구로 귀환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사람 4명을 태우고 내년 4월 발사될 예정이지만, 최근 준비에 속도가 붙으면서 두 달 앞당겨 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NASA에서 공식적으로 나왔다.
그런데 셧다운으로 인해 NASA 기능이 사실상 정지되면서 순풍이 불던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준비에 역풍이 밀어닥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날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라키샤 호킨스 NASA 탐사시스템 부문 부국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아르테미스 2호 준비 임무는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셧다운이 돼도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안전 관리’를 중요시하는 NASA 지침서에 따라 아르테미스 2호는 셧다운에도 업무를 이어갈 분야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셧다운 때에는 각종 장비 시험이 중단되기 때문에 향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NASA 인력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일시 업무 정지를 계기로 해고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NASA 전체 인력(1만7000명) 가운데 5000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