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우 구매 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이 에세이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을 냈다. 싱어송라이터로는 약 20년의 경력을 지녔지만 책 출판은 처음이다. 그는 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음악을 들으며 했던 생각과 일상 생활에 대해 써봤다. 쓸 당시엔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까 나름대로 하나의 결을 가지고 있더라”고 말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책에는 ‘가사, 노래, 글을 짓는 마음가짐’을 담았다. <씨네21>에 연재한 칼럼 등이 포함됐다. 시기적으로는 코로나19 유행기에 가장 많은 글이 쓰였다. 윤덕원은 “그 당시에 제가 대단히 많은 것을 시도했다. 온라인 공연도 하고, 브이로그 영상도 만들고, 칼럼 연재도 그중 하나였다”며 “신기할 정도로 ‘쓰기의 본질’에 집중한 것들만 그 이후의 시간에도 살아남아 있더라”고 했다.
책 발간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동명의 곡을 디지털 싱글로 발매했다. 윤덕원은 “음악을 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냈을 때 그것과 결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책의 OST라는 느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가사는 책 11페이지에 실려있다. 출판사인 세미콜론(민음사 계열사) 직원들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윤덕원은 “책 작업을 할 때 출판사 직원들과 대단히 많은 부분에서 협업했다”며 “이 책을 위해서 만들어진 노래인 만큼, 팀 워크를 다질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덕원은 책 제목에 있는 ‘열심히 대충’에 대해 “그런 마음을 유지해야 창작자로서 좀 더 건강하게 오래 일할 수 있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뭔가 ‘남는 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면인 거 같아요. 마무리를 위해서 시간을 상당히 많이 쓰게 되잖아요. 그 꼼꼼함이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쏟다 보면 일과 삶의 균형이 없어지기도 해요. 마지막에 자신을 짜내는 과정은 조금 대충하고, 다른 부분은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는 책에 “‘글 쓰는 나’와 ‘음악하는 나’는 아주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썼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글과 음악은 너무나 다른 장르처럼 느껴졌다”며 “기본적으로 텍스트의 양 차이가 컸다”고 답했다. 가사가 안 떠오를 땐 그냥 묵혀두고 조금씩 다듬기도 하는데, 줄글은 그게 아니어서 더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책을 쓸 때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마감이다. ‘언제까진 써야 돼’ 하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며 웃었다.
그는 “가사는 멜로디에 기대는 부분도 있고 반복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구절을 뽑고 뽑아서 아쉬움 없이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글을 쓰면서는 부끄러움이 컸다고 한다. “줄글을 쓰면서는 저의 문체나 말투가 많이 작용을 하고, 호흡이나 리듬감도 글 자체에서 만들어야 해요. (글을 쓸 때는) 준비를 못하고 노래를 몇 시간 동안 불러야 될 때의 느낌처럼 부담이 컸어요.”
브로콜리너마저는 ‘앵콜요청금지’,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유자차’, ‘졸업’ 등으로 사랑받았다. 이 곡들은 윤덕원의 손에서 탄생했다. 숱한 명곡을 작사·작곡하고, 이제 작가로도 나서는 그에게 창작이란 뭘까. “창작물은 나의 자녀 같아요. 내가 그를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그를 더 좋게 갈 수 있도록 해줄 순 있죠. 어느 순간은 친구 같고, 어느 순간엔 내가 그에게 기대게 되겠죠. 제가 일일이 돌봐야 될 대상도 아니에요. 언젠가는 그가 저를 돌봐주겠죠.”
전북 전주 덕진구 송천동 거리는 4일 오후 ‘교권 회복’을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교사·학부모·시민 1000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악성 민원과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로 신음하는 학교 현실을 고발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자리였다.
최수경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오늘은 서이초 교사 사망 2주기 49제가 있는 날”이라며 “수십만 교사가 거리로 나서 12차례 집회를 열었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더 이상 교사의 죽음을 지켜볼 수 없다”며 “악성 민원과 무고한 신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교권보장법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 본부장은 “악성 민원은 단순 민원이 아니라 공적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학부모와 학생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화정중 학부모 김성화씨는 “교권이 무너지면 피해는 결국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A초 6학년 학생은 편지를 통해 담임 교사에게 “선생님이 옆에 계셔서 다행이고 행복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집회에서는 ‘호랑이 레드카드 사건’ 당사자인 교사의 글도 낭독됐다.
그는 “명예훼손, 아동학대, 학교폭력 가해자 신고까지 모두 무혐의였지만 민원과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며 “교사가 살아야 교실이 산다. 악성 민원을 제재할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A초 송욱진 교사(41)도 현장에 참석해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3월 첫날부터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와 끊임없는 악성 민원으로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압박 속에서도 아이들을 지키며 졸업까지 함께하고 싶다.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등 6개 교원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악성 민원은 교실을 무너뜨리고 교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라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반복적 악성 민원에 대해 손해배상·과태료 부과, 교육감 의무고발 등 강력한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억울하게 숨진 서이초 교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악성 민원인 처벌, 교권보호법 개정을 통해 교육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직 공수처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등 범죄 혐의를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은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신고 기한 등 구체적 규정이 없어 통보시일을 검토해왔다”고 해명했지만 특검은 공수처가 전직 지휘부의 범죄 혐의를 뭉개려 한 정황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공수처가 송창진 전 공수처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대검에 통보하지 않은 정황을 들여다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공수처와 송 전 부장검사의 자택, 김선규·박석일 전 부장검사의 로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을 청구하는 배경사실로 이 같은 ‘미통보’ 정황을 언급했다고 한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송 전 부장검사가 지난해 7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에 출석해 위증을 했다며 공수처에 그를 고발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청문회에서 “공익신고자가 와서 조사를 받기 전엔 해병대 관련 수사외압 등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지만, 그가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이 전 대표를 변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공수처법 25조 1항은 공수처장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공수처는 송 전 부장검사 고발 사건 접수 이후 1년가량 대검에 통보하지 않았다. 정 특검보는 “공수처가 이 사건을 계속 다른 곳(대검)으로 보내지 않고 들고 있던 부분도 (수사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 법 조항에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통보해야 한다고 돼 있지 않아 곧바로 대검에 비위 혐의를 신고하지 않았을뿐이라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직접 수사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 법이 의무조항이고, 송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를 그만둔 이후에도 대검에 이 사건이 통보되지 않은 점을 보면 공수처가 비위를 뭉갰다는 의혹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 특검보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직무유기 혐의로 의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사 상황에 따라 오동운 공수처장을 비롯한 공수처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예상된다.
특검은 공수처의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지연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법에는 공수처의 수사외압 및 은폐 정황이 수사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공수처는 2023년 채 상병 사건을 고발받은 뒤 1년 반이 넘도록 수사성과를 보이지 못해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검은 최근 조사 과정에서 공수처 전직 지휘부가 수사지연에 관여돼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 등이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정 특검보는 “(이와 관련해) 특검에 파견 온 공수처 관계자 일부에 대해선 사실확인 절차가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