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이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일 “K-컬처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현장의 현실은 처참하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현실은 화려한 모습과 너무 달라 당혹스럽고 당황스러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장관은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 키즈 빌보드 200에서 통산 7번째 1위를 달성한 것 등을 언급하며 K-컬처의 높은 위상을 실감한다고 하면서도 “엄청난 기회가 온 것은 맞지만 또 한편으론 ‘지금이 정점이다’라는 절망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꽤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대로 축제와 같은 상황에 흥겨워만 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특히 영화계의 위기를 지목했다. 그는 “올해 국내에서 제작되는 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영화가 20편도 안 된다고 한다”면서 “투자가 멈춰 영화 제작 현장에 돈이 말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해에 20편이 안 되는 제작 편수라면 영화업계의 직업군들이 상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며 “영화인들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영화 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창동 감독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 이창동 감독이 신작을 만들려고 문체부 지원금을 받았는데 나머지 투자금을 구하지 못해 결국 지원금을 반납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결국 넷플릭스로 가셨는데, 투자를 못 받아서 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로 가는 상황을 벗어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화 업계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에 대해 언급했다. 최 장관은 “과거의 법이라 현재조차 못 쫓아 오는 규정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영비법”이라며 “지원금 문제 등을 다 포함해서 전면적으로 다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결국 K-컬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문화재정이 확대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도 문화재정이 올해 예산에 비해 9.2% 정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문화재정 비율이 중하위권에 불과하다”며 “빛나는 성취에 비해 여건이 좋지 않지만, 천금 같은 기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잘 챙겨서 문화정책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성소수자를 위한 사목 활동으로 알려진 미국인 사제를 만났다. 이를 두고 교황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관한 포용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조를 따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교황이 제임스 마틴 신부를 30분간 만났다고 밝혔다.
마틴 신부는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소수자 수용 정책을 이어갈 것이며, 자신의 성소수자 옹호 활동을 계속 이어가도록 격려했다고 밝혔다. 마틴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들었던 것과 같은 메시지를 레오 교황에게서 들었다. LGBTQ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환영하고 싶다는 메시지”라며 “정말 멋지고, 큰 위로와 격려가 됐으며 솔직히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마틴 신부는 성소수자 친화적인 사목 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공격받아 왔다. 그는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온라인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톨릭 성직자들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다룬 책을 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으로 재임하는 12년 동안 마틴 신부와 여러 차례 만났다. 마틴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로 교황청 공보부 자문위원으로 임명됐으며 주요 회의에 참석해왔다.
외신들은 레오 14세 교황과 마틴 신부의 이번 만남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성소수자에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2020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동성애자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참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며 “동성애 커플 보호장치로서 시민결합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사제들이 동성 커플에게 축복을 집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들을 옹호하는 단체인 뉴웨이스미니스트리의 프랜시스 드베르나르도 사무총장은 “레오 14세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대를 지지하고 이전의 억압적인 방식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은 선출된 후 과거 성소수자와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동성 파트너와 그들이 입양한 자녀로 구성된 대안 가족이 최근 미디어에서 온건하고 동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관해 공개적으로 연설한 적은 없다.
교황청은 지난해 이탈리아 성소수자 가톨릭 단체 ‘요나단의 텐트’가 주최하는 대규모 순례 행사를 공식 온라인 일정에 포함했다. 오는 5~6일 열리는 이 행사에는 12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구청 공무원을 사칭한 인물이 다수의 여행업체에 대리 구매와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4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쯤 한 여행업체는 해운대구 복지 부서 직원을 가장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사람은 “취약계층 대상 허니문 관광상품을 기획 중”이라며 업체에 물품 대리구매를 요구했다. 또 사업자등록증과 통장사본 등 개인정보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이 업체는 해운대구 담당 부서에 이 같은 내용의 사실 확인을 문의하며 사칭 사기임을 알게 됐다.
해운대구는 최근 여행업체 10곳에서 이 같은 전화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업체들은 다행히 수상함을 느끼고 이 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아 현재까지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대구는 곧바로 여행업체와 한국여행업협회, 부산시관광협회 등에 200여곳에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를 발송했다. 또 피해 예방을 위해 해운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다행히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공무원 사칭 범죄는 공공기관의 신뢰를 저해하고 민간의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유사한 사례 발생 시 반드시 관공서에 확인하고 의심되는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