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기사이트 폭력의 유산
피로 물든 영국 제국사를 고발하는 책이다. 식민지에서 영국이 벌인 폭력과 추방, 구금, 살해, 고문 등을 고발한다. 영국 제국의 통치는 법치와 합법적 폭력의 연속으로 이뤄졌으며 오늘날에도 폭력의 유산이 이어지고 있다. 캐럴라인 엘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상상스퀘어. 4만4000원
폐기된 인생
공사장 컨테이너에 버려진 일기장 148권을 발견한 저자가 일기 내용을 하나하나 재구성해나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일기 주인의 내면과 경력을 복원하는 한편 필적학자와 탐정의 도움을 받아 일기 주인의 정체를 찾아나간다. 알렉산더 마스터스 지음. 김희진 옮김. 문학동네. 1만8000원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보전생물학을 공부한 여성 과학자의 자전적 생태 에세이. 저자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장에서 활동하는 호랑이 연구자다. 희귀한 분야를 전공한 여성 과학자의 성장기이자 동물과 인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빈 학자의 분투기다. 임정은 지음. 다산초당. 2만원
아우슈비츠는 멀리 있지 않다
아우슈비츠에서 탈출해 나치의 만행을 보고서로 작성,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으나 세상에서 잊힌 루돌프 브르바의 일대기를 담은 전기. 저자는 영화 <쇼아>에 나온 브르바의 삶에 관심을 갖고 오랜 기간 추적해 생애를 복원했다. 조너선 프리드랜드 지음. 김재경 옮김. 2만5000원
낯섦과 공존
AI 시대에 기술과의 공존을 위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기르자고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인류가 지금껏 견지해온 세계관으로는 AI라는 낯설고 새로운 존재를 이해하고 그와 공존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김태원 지음. 휴먼큐브. 2만2000원
한국 만화 트리비아서찬휘 지음생각비행 | 420쪽 | 2만원
한국에서 ‘만화의 날’은 11월3일이다. 공교롭게 일본도 날짜가 같은데 ‘만화의 신’으로 추앙받는 데즈카 오사무가 태어난 날이라고 한다. 한국은 만화가들이 국가 권력의 탄압에 맞서 거리로 몰려나온 날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배경이 사뭇 다르다. 1997년 정부와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유해 매체물 규제 등에 관한 법률(청보법)’을 제정하면서 대대적인 만화 단속이 벌어졌다. 만화가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가 졸지에 음란물로 찍혀 작가가 고초를 겪었다.
만화비평가 서찬휘는 해방기부터 현재까지 80년의 한국 만화 역사를 정리한 책을 ‘만화의 날’에 얽힌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에선 전쟁, 독재, 계엄 등 사회 현실 속에서 한국 만화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투쟁해 왔는지 정리한다. 사건을 통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 위주로 엮어내 한국 만화 안팎의 다양한 일화를 술술 읽을 수 있다.
책을 탈고한 시기는 2024년 10월이었다고 한다. 두 달 뒤 윤석열의 불법계엄은 책에서 다룬 과거사의 독재적 맥락을 현재화했다. 윤석열 ‘폭주’의 전조 같던 사건이 2022년 한 고등학생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를 둘러싼 촌극이었다. 정부는 행사 주최 기관에 ‘엄중 경고’를 한 데 이어 예산까지 깎았다. “열차가 지나온 곳은 무너지고 있고, 그들에게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은 허둥대며 쫓겨 다니고 있는데 윤석열은 해맑게 다른 쪽만 쳐다보고” 있는 이 작품은 이후 벌어진 일들의 예고편이었다.
퇴진 집회 현장에 등장한 <슬램덩크> 등장 인물 ‘불꽃남자 정대만’ 깃발은 만화와 함께한 이들의 집단적 기억과 현재가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눈요깃거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호흡하며 생명력을 이어온 만화라는 장르를 새삼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
그래도 춤을 추세요
7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작품 안에서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삶을 뒤흔드는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업무는 과중하고, 상사는 불합리한 지적을 일삼는다. 잊을 만하면 가족 혹은 친구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 일하는 청년 세대의 기쁨과 슬픔을 그려낸다. 이서수 지음. 문학동네. 1만7000원
가라앉는 프랜시스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에서 우연히 마주친 삼십대의 여자와 남자가 설레고 사랑하고 고뇌하는 풍경을 담은 연애소설이다. 결정인 채 흩날리는 눈, 밀밭을 쓰다듬는 바람 등 대자연의 풍광이 소설 속에서 세련된 필치로 펼쳐진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비채. 1만7000원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제26회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희주의 ‘사과와 링고’는 의지하면서도 혐오하는 이들의 관계를 통해 착한 여성 서사가 보여주지 못한 여자들의 욕망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우수상 수상작 김경욱, 김남숙, 김혜진, 이미상, 함윤이의 단편이 실렸다. 이희주 외 6명 지음. 북다. 1만5000원
우리는 내륙으로 질주한다
엘리자베스 비숍 탄생 100주년 기념 시 전집. 시인이 생전에 출간한 네 시집에 실린 시와 출판되지 않은 작품 등 100여편의 시를 담았다. 제목은 그의 시 ‘상투스에 도착’ 마지막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작가의 시 정수가 담겼다. 엘리자베스 비숍 지음. 이주혜 옮김. 봄날의책. 2만8000원
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의 이름을 문학사에 알린 대표작의 개역 증보판이다. 초판에는 열네 편의 글이 수록돼 있었는데, 이번에 ‘사랑의 광물학’ ‘귀신들의 소리’ ‘번역가의 문 또는 첼란이 일본어를 읽는다’ 등 국내 초역 단편 아홉 편이 추가됐다.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엘리. 1만8000원
대한항공이 LIG넥스원과 손잡고 공군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 수주에 나선다. 정부가 1조7775억원을 투자하는 이 사업은 국내 업체가 연구·개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달 초 방위사업청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다고 21일 밝혔다.
전자전기 체계 개발 사업은 주변국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을 통해 적의 방공망과 무선 지휘통신 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전자전기는 적 항공기와 지상 레이더 등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고 통신체계까지 마비시킬 수 있어 현대 전장에 필수 장비로 꼽힌다.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대한항공은 체계 통합 및 기체 개조·제작을, LIG넥스원은 체계 개발 및 전자전 장비 개발·탑재를 맡게 된다.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전기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군이 요구하는 고도·속도·작전 지속시간 등을 감안하면 신규 기체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 개조가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민항기를 개조·운용하는 경우는 미국 공군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엔 전무한 만큼 고난도 사업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전자전기 개발이 가능한 기업은 대한항공과 LIG넥스원뿐이라고 대한항공은 전했다. LIG넥스원은 KF-21 통합전자전 장비, 차세대 함정용 전자전 장비, 잠수함용 전자전 장비, 신형 백두정찰기 전자정보 임무 장비 등 다수의 국가 전략무기 전자전 장비 개발을 해온 방산기업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50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 개발·양산·정비·성능개량을 하며 민항기 개조·제작 역량을 키워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 군의 전자기 스펙트럼전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며 “LIG넥스원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유무인 특수임무기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과 수출 기회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