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부장검사출신변호사 A씨(23)는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복용해 환각상태를 즐기는 일명 ‘오디(OD·OverDose)’에 빠졌다. 그는 환각효과를 느끼기 위해 한 번에 100정까지 복용하기도 했다. 그는 세관의 조사를 받고 귀가한 당일에도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마약성 의약품을 주문했다.
그가 복용한 약품은 ‘덱스트로메트로판’으로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이다. 하지만 일정량을 초과해 복용하면 환각상태에 빠질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코데인 역시 감기약이지만 과다복용 시 의존성을 유발한다.
A씨는 2024년 3월부터 10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해외직구로 덱스트로메트로판 2020정과 코데인 168정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 국제우편으로 해당 약품들을 밀수입했다.
A씨는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공개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10대와 20대 또래들에게 마약성 의약품 밀수 수법, 환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용 방법 등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복용 후 남은 의약품을 이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세관 수사팀은 A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입자 대학생 B씨(22)와 고교생 C양(10대)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들 역시 SNS 비공개 단체 대화방을 통해 OD 관련 정보를 얻어 마약성 의약품을 밀수입·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C양이 OD를 처음 접한 시점은 중학생 때였다.
부산본부세관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대학생 A씨와 B씨, 고교생 C양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익명성과 폐쇄성을 위해 대화방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오디 중독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구성원을 은밀하게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오프라인에서 술과 함께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복용하는 ‘환각 파티’를 열기도 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직구 및 SNS 활성화로 마약류에 대한 정보가 10·20대 사이에서 쉽게 공유되고, 마약류에 처음 노출되는 나이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환각 놀이’는 심각한 마약류 중독과 형사처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이코노미(일반)석 너비 축소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기로 했다. 당초 ‘3-3-3’이었던 이코노미석 배열을 ‘3-4-3’으로 변경하기로 했으나, ‘닭장 좌석’이라는 여론의 비판이 거센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자 마지못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5일 “프리미엄석을 개조 중인 B777-300ER 1호기 기내환경 개선 작업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며 “남은 10대 좌석 개조는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초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프레스티지)석 중간 개념인 ‘프리미엄석’을 중단거리 노선에 처음 투입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석을 중대형 항공기인 B777-300ER에 도입하는데, 프리미엄석은 2-4-2 구조로 좌석 간격이 39~41인치(약 1m)라고 홍보했다. 올해 말까지 2대에 우선 적용한 뒤 내년 말까지 전체인 11대에 설치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프리미엄석 도입으로 이코노미석 좌석 간격은 좁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불만이 빗발쳤다. 기존 3-3-3 배열이 3-4-3으로 바뀌면서 이코노미석 좌석 간 좌우 간격이 약 1인치(2.5㎝) 줄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코노미석은 227석에서 248석으로 21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리미엄석은 이코노미석보다 약 1.5배 넓은 면적을 제공한다면서 이코노미석 정상 운임 대비 약 110% 수준 가격으로 책정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면적 차이는 최대 1.37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소비자단체에서 나왔다. 대한항공이 실질적인 소비자 편익은 낮추고 금전적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공정위 반응도 좋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이번 좌석 간격 변경과 관련해 공정위에 별도 보고하거나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2022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면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행태적 시정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좌석 구조 변경과 관련해서도 시정조치 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최근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공정위에서는 작년 12월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당시 경쟁 제한이 우려되는 40여 개 노선에 주요 상품 및 서비스의 불리한 변경을 금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정조치 불이행이 확인되는 경우 엄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이에 따라 B777-300ER 이코노미석을 개조한 1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2~11호기는 배열 구조를 재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대로 3-3-3으로 배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