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플레이리스트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전후로 ‘괴담’이 언론을 뒤덮었다. 주로 재벌과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해온 경제지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사설과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거나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마저 사실상 봉쇄된다면 산업 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주장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과장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노란봉투법보다 더 센 공급망 실사법
하지만 지금 국회에서는 노란봉투법보다 더 센 법안이 논의 중이다. ‘지속 가능한 기업활동을 위한 인권과 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공급망 실사법)이 그것이다. 노란봉투법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면, 공급망 실사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넘어 인권과 환경을 보호할 책임을 공급망의 정점에 있는 기업, 즉 원청에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이 ‘공급망 실사지침’(CSDDD)을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강화해가는 흐름과 연결된다. 국제사회는 RE100과 같은 환경 보호 기준만이 아니라 인권 보호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기업의 수출을 막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이런 흐름을 모를 리 없다. 노란봉투법에 대해 가장 반대했던 경총의 손경식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CJ그룹은 “인권경영 정책을 기반으로 인권 리스크를 점검하고, 주요 계열사 및 핵심 공급망을 대상으로 인권 실사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고” 있다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띄우고 있다. ESG만이 아니라 공급망 실사법이 제정되어가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인식했기 때문에 이런 메시지를 올리는 것 아니겠는가? 다른 재벌그룹이나 대기업들도 비슷하다. 지속 가능 보고서 내용을 보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만이 아니라 노동인권을 지키는 기업으로 스스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국제인권 기준을 준수한다고 해놓고, 노란봉투법을 반대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는 것을 뭐라고 해야 할까? 대국민 사기극, 아니면 대외용 기만극이라고 해야 할까? 실제는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노력은 외면하면서 국제사회에는 공급망까지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기만이 아닐 수 없다.
후진적 노사관계의 관행 바꿔야
노란봉투법은 지금까지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오던 관행을 바꾸자는 것이다. 요즘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누구인가? 3년 전 거제도의 대우조선(현 한화오션)에서 일어났던 파업은 하청노동자들이 벌인 것이다. 원청인 대우조선이 교섭에 응하지 않자 마지막 수단으로 파업에 나섰다. 최근에 회사를 상대로 조합원 2000명 중 1892명이 서명해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집단 제출한 것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이다. 임금만이 아니라 안전 문제를 협의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근로계약 당사자인 하청은 아무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법원의 판결로 원청인 현대제철이 교섭 대상자임이 확인됐는데도 교섭을 회피해왔기 때문이다. 원청이 교섭을 회피하는 동안 같은 유형의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지금처럼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의 세세한 근로조건까지 통제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을 고통에 빠뜨려온 관행을 바꾸면 안 되는가? 재벌그룹이나 대기업들이 하청기업들 위에 군림하고 통제해온 기업 관행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필자가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손잡고’는 2014년 노란봉투 캠페인 중에 탄생했다. 몰리고 몰려서 파업 한 번 했다고 수십억, 수백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당하고,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당하고, 그것이 너무도 괴로워 목을 매는 일이 없게 하자고 노란봉투법 입법 운동을 벌인 지 11년 만이다. 노란봉투법에는 수많은 노동자의 피눈물이 배어 있음을 나는 기억한다.
노란봉투법이 산업 현장에 정상적으로 안착하도록 하는 일, 그와 함께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들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고,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처럼 노동개혁 과제는 산적해 있다. 노란봉투법이 후진적인 노사관계를 선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경기 김포 농수로에서 실종된 70대 남성이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30일 오후 1시53분쯤 김포 고촌읍 한 농수로에서 숨진 7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2시 57분쯤 김포시 고촌읍 태리에서 A(70)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자인 A씨의 아내는 “남편이 발전기를 조작하러 농수로에 내려갔다고 실종됐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구조대원 등 25명과 차량 9대를 동원해 실종 지점 인근 논밭과 하천 등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고, 하루 만인 이날 오후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농수로에 빠져서 숨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은 28일 새 정부의 경제성장전략 추진을 위해 ‘벤처투자 4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취임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7대 피지컬 인공지능(AI), 15대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모태펀드와 퇴직연금 등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이루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제조업의 AI 전환을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 지원을 확대하고, K뷰티 등 유망 산업을 집중적으로 양성해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납품대금 연동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연동 대상을 확대하겠다”며 “한국형 증거개시(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상생 기업환경 조성과 기술 탈취 근절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기 중 반드시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책으로 중기·소상공인들의 사회안전망을 꼽았다. 한 장관은 소상공인 지원에 대해선 “대환대출 확대 등을 통해 소상공인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노란우산공제 한도 상향으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며 “상권르네상스 2.0 추진을 통해 상권 규모와 유형에 따라 맞춤형 골목상권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업무 혁신 방향과 관련, “지원사업 신청 서류를 대폭 간소화하겠다”며 “행정정보 연계 강화로 공공기관 발급 서류를 자동 제출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I·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술평가모델을 활용해 심사하고, 중소기업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지원사업 공고를 한곳에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가 각계각층의 얘기를 들어서 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세부 시책을 더 세밀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취임 후 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 소상공인 등 분야별로 10회씩 모두 30회 정책 현장투어를 기획해 현재까지 13회를 개최했다”며 “현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