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증쓰리룸 국내 제과제빵 업계에서 양질의 책을 출판하기로 정평이 난 어느 출판사에서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셰프 중 32명을 모아 9월 중순 발간을 목표로 레시피북을 내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출판사는 꽤 오랫동안 디저트 관련 책만 만들다 우연한 기회로 나와 처음으로 요리책을 만들기도 한 곳이었는데, 이번 청탁도 그것이 연이 된 듯했다.
가게며 방송에서 주로 요리를 하고 있지만 디저트도 함께 만들고 있다 보니 이런 기획에 내 이름이 언급되며 연락이 오는 것에 슬쩍 뿌듯한 마음이 들었고, 평소 흠모하던 셰프들과 같은 책에 실린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아직도 소셜미디어의 피드를 꾸미는 것보다 손에 잡히는 책과 잡지에 레시피를 올리는 것이 더 재미있는 사람이라 한동안 밤마다 레시피를 고민하며 잠들었다.
하지만 그런 책에 마냥 내가 선보이고 싶은 디저트를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획된 책 내용은 ‘내일을 위한 디저트’였다. 모두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것처럼 디저트 업계도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편집자의 설명이었다.
2000년을 전후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제로 웨이스트’ 콘셉트의 레시피가 떠올랐다. ‘제로 웨이스트’란 원래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사람들이 만들고 사용한 모든 물건을 재활용·재사용하며, 더 이상 쓸 일이 없다며 버리거나 방치하는 일 자체를 일상생활에서 사라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종적으로 ‘쓰레기 무배출’의 철학을 가진 운동이다.
이런 움직임은 한때 음식업계에서도 꽤 큰 화두였다. 여러 유명 요리사가 방송이며 도서를 통해 냉장고에서 힘없이 말라가는 토마토를 오븐에 넣어 수제 건토마토를 만든다거나, 너무 익어 먹기 힘들 정도로 물컹거리는 멜론에 정원에서 딴 허브와 약간의 브랜디를 넣어 냉수프를 만드는 등의 조리법을 선보였다.
나도 이번 책에 그런 방향으로 당근 하나를 남김없이 사용하는 레시피를 담기로 했다. 당근을 갈아 과육과 즙을 분리하고, 과육은 반죽에 넣어 케이크를 굽고 즙은 초콜릿과 섞었다. 감자칼로 벗겨낸 껍질은 따로 모아 튀긴 뒤 설탕을 입혔다.
물론 이러한 접근의 조리법들이 생활 속에서 낭비되는 물건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촉진하고, 쓰레기 무배출을 이뤄내는 데 대단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게 되리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이제 소비와 직결되고, 그것은 곧 쓰레기를 만들 수밖에 없는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장을 볼 땐 유통회사들이 비닐과 플라스틱과 코팅된 종이 포장에 이미 담아놓은 재료들을 사는 수밖에 없고, 식사를 마치고 남은 음식은 다회용 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이제 개인의 의지로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집에서 혼자 요리를 할 때만은 소소한 변화를 이룩해낼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아주 약간의 고민만 한다면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는 것도 분명 가능할 것이다. 곳곳의 아주 작은 의지들로 서서히 변화하는 내일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택시 기사를 때리고 차량을 부순 혐의(폭행·특수재물손괴 등)로 A씨(40대)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쯤 대구 북구 학정동 한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뒤에서 택시가 경적을 울리자, 차에서 내려 개인택시 기사(50대)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가져온 둔기로 기사를 위협하며 택시 앞 유리를 내리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추적 끝에 이날 오후 7시쯤 충북 영동지역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적 소리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택시 기사가 크게 다치진 않았다”면서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서명용 펜을 칭찬하자 국내 펜 브랜드인 모나미 주가가 장 초반 20% 가까이 올랐다. 해당 펜이 모나미 제품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6분 현재 모나미 주가는 전장 대비 7.21% 오른 21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길 때 사용한 펜을 두고 “좋다(nice)”는 발언을 거듭했다. 그는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난 그 펜이 좋다. 두께가 매우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서명용 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선물했다.
해당 펜은 다소 두꺼운 두께의 갈색빛 펜으로,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피스 메이커 하시면 난 페이스 메이커”…트럼프 “북과 대화할 것”조선업 협력 의지 재확인…국방비 증액 등 ‘동맹 현대화’도 접점첫 만남서 호감 끌어내 성과…구체적 합의는 없어 실무협상 과제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한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 협상에 대한 미국의 추가 청구서가 없었고, 협상 지렛대였던 조선업 협력에 대한 양국 의지는 재확인됐다. 북·미 대화 재개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눈에 띄는 내용이다. 특히 첫 대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끌어내며 신뢰를 형성한 점이 최대 성과로 보인다.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문제를 두고 돌발적인 요구를 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한국이 협상에 일부 문제를 제기했지만 원래 합의한 대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한 농축산물 개방을 두고 직접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양국 정상은 조선업 협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 대한민국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이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이슈를 제기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 관여 의지를 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 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도 만나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를 가질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접근 방식은 올바르고 효과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의 만남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양국 정상은 동맹 현대화에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 대통령이 먼저 국방비 증액 의사를 밝혀 미국 측의 좋은 반응을 받았다.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미 싱크탱크 초청 연설 후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중시)에 대해 “이제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밝히면서 친중 이미지를 불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성과는 양 정상이 신뢰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는 SNS 글로 회담 전망이 어두웠지만 140분간 회담하며 극적 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라며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SNS에 “한·미 동맹 현대화와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 큰 진전을 마련하는 뜻깊은 기회였다”고 남겼다.
다만 공동합의문 채택이나 구체적인 합의 사항이 없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앞으로 있을 후속 협상이나 실무협상에서 국익을 어떻게 지켜낼지가 과제로 남았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과거와 같이 하나가 끝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된 협상 과정에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