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부터 보조배터리를 들고 여객기에 탑승할 때는 공항에서 절연 테이프를 받아 붙이면 된다. 비닐봉투는 제공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3월부터 시행한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대책’을 일부 보완해 9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보조배터리 화재 방지용으로 공항에서 제공해 오던 비닐봉투 대신 절연테이프를 제공하고, 기내 화재 예방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를 계기로 정부는 지난 3월 ‘리튬이온 보조 배터리와 전자담배 안전관리 체계 강화 표준안’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보조배터리를 들고 여객기에 타는 승객은 다음 네 가지 중 한 가지 이상의 방식으로 합선(단락)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보조배터리를 비닐봉투에 넣거나, 단자에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단자 보호캡을 사용하거나, 보호 파우치에 보관하는 것이다.
표준안 시행 이후 공항에서 보조배터리 보관을 위한 비닐봉투가 무상으로 제공되자, 쓰레기가 늘어난다는 비판이 쏟아져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노출된 배터리 단자를 가릴 수 있는 절연테이프를 항공사 수속카운터, 보안검색대, 탐승구, 기내 등에서 제공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 경과를 모니터링하고 전문가, 소비자 단체, 배터리 제조사와 항공사 협의를 거쳐 보완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국적항공사의 모든 항공기는 기내에 격리보관백을 2개 이상 필수 탑재해야 한다. 보조배터리나 전자 기기에서 불이 나면 초기 화재 진압 후 해당 기기를 격리해 보관하는 용도다.
기내 선반에는 ‘온도 감응 스티커’도 부착한다. 선반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 스티커 색상이 변해 승무원이나 승객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승무원들이 실제 소화기 사용을 포함한 화재 진압훈련을 할 수 있도록 각 항공사가 관련 훈련매뉴얼을 개정하도록 한다.
기내 반입 가능한 보조배터리 수량과 용량 제한은 기존대로 유지된다. 용량 100Wh 이하는 5개까지, 100~160Wh는 항공사 승인하에 2개까지 들고 탈 수 있다. 160Wh 초과는 반입할 수 없다. 보조배터리는 기내 선반에는 넣어둘 수 없고, 좌석 앞 수납 공간이나 옷 주머니 등에 보관해야 한다.
국토부는 9월 한 달간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방안에 대한 항공안전감독을 집중적으로 벌인다고 밝혔다.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항공사에는 사업개선명령 등을 내린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안전관리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와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6일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점 지하 1층에 1200평 규모의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을 오는 29일 정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을 연 ‘스위트 파크’ 등에 이은 4번째 식품공간으로 강남점 식품관의 영업면적을 모두 합하면 국내 최대규모인 6000평에 이른다. 소비자들이 사전 개장한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에서 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 후 80년 동안 한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이 5만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이 27일 광복 80년을 맞아 발표한 ‘통계로 본 한국 사회 변화상’을 보면 GDP는 1953년 477억원에서 지난해 2557조원으로 약 5만3000배 늘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67달러에서 3만6000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다만 1960~1980년대 고도성장의 시기에 성장률이 연 10%를 웃돌았으나 2010년대 이후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1961년 주요 수출 품목은 철광석, 중석, 무연탄 등 원자재가 대부분이었지만 1980년대 의류를 거쳐 2000년대에는 반도체로 바뀌었다.
인구는 1949년 2019만명에서 2024년 5181만명으로 약 2.5배로 증가했다. 연령 구조는 1960년 이전에는 고출생과 고사망의 특징을 가진 피라미드형이었으나 출생률 감소·기대수명 증가로 항아리형으로 바뀌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55년 18.3%에서 2024년 50.8%로 커졌다.
결혼하는 나이는 늦어졌다. 1990년 27.8세였던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33.9세로 6.1세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도 24.8세에서 31.6세로 6.8세 높아졌다. 가족 형태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거쳐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했다. 평균 가구원 수는 1970년 5.2명에서 2023년 2.2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1995년에는 고령자 약 40%가 자녀·손자녀와 같이 살았지만 2023년 고령자의 7.5%만이 자녀·손자녀와 동거했다.
경제위기와 양극화, 각종 사회적 문제 등으로 자살이 급증했다. 자살사망률은 1983년 인구 10만명당 8.7명에서 2011년 31.7명으로 늘어난 뒤, 2023년 27.3명 수준으로 다소 줄었다.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줄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1970년 월평균 근로시간(225.3시간)은 OECD 평균(153.4시간)의 1.5배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164.1시간으로 OECD 평균(142.3시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남 영광군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낙뢰 때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수천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27일 전남소방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 34분쯤 영광군 염산면 한 비닐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040㎡규모의 비닐하우스에 그을음을 남기고, 부속동 96㎡를 태웠다.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불로 소방서 추산 5345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비구름에서 떨어진 낙뢰가 불씨가 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매일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8월22일 현재 기아로 숨진 이는 최소 273명이고, 그중 112명은 어린이다. 가자지구 아이들의 앙상한 체구는 눈 뜨고 보기가 힘들 정도다. 굶주림과 탈수로 쓰러져가는 아이들의 팔에는 영양실조가 중증임을 알리는 ‘적색’ 진단 팔찌가 감겨 있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이 장면은 전쟁이 아니라 굶주림이, 그것도 의도적으로 설계된 굶주림이 생명을 앗아가고 있음을 증언한다.
유엔 산하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기근’을 선포했다. 기근은 단순한 식량 부족을 넘어 전체 가구의 20% 이상이 극심한 굶주림에 처하고, 아동 30%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인구 1만명당 하루 2명 이상이 아사하는 경우에만 공식 선언된다. 가자에서는 이 세 조건이 모두 충족됐다. 주민 절반가량이 4단계 ‘비상 수준’에 있고, 30%는 이미 5단계 ‘기근’에 빠졌다. 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22개월 동안 지속된 봉쇄와 전쟁의 결과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기근이 자연재해나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국경을 전면 봉쇄해 식량과 물, 의약품의 유입을 막아왔다. 그사이 요르단과 이집트 창고에는 구호품이 쌓였지만, 가자 주민들은 굶주렸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이 ‘구호품을 무기화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기근 자체를 부인하며 “이스라엘이 굶주림 정책을 썼다면 주민은 이미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은 정반대다. 어린이의 영양실조율이 30%를 넘어섰고, 부모들은 오늘 하루도 어떻게 견뎌야 할까를 고민한다. 가자 주민들은 공습과 기아라는 이중의 포위망 속에 있다.
알자지라에 기고문을 쓴 가자지구의 작가 무카이마르는 굶주림보다 참혹한 일은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전쟁이 ‘언제 끝날까’라는 질문이 ‘얼마나 더 나빠질까’로 바뀌고 있다고 절망했다. 반복되는 휴전 협상과 좌절은 가자 사람들의 정신을 무너뜨리고 있고, 희망을 품었다가 깨지는 이러한 악순환은 굶주림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인간다운 삶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빼앗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 잔인한 정책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국제사회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세계는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 모두는 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음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얼마 전 죽음을 맞은 알자지라 기자 알 샤리프가 미리 남긴 유언의 일부다. “저는 이 세상 모든 자유인의 심장 박동과 같은 팔레스타인을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그 민족을, 꿈을 꾸거나 안전과 평화 속에서 살 시간조차 없었던 억울하고 무고한 아이들을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여러분이 사슬에 얽매여 침묵당하지 않기를, 국경에 제약받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빼앗긴 우리 고향 땅 위로 존엄과 자유의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 우리 땅과 우리 민족의 해방을 위한 다리가 되어주십시오.” 가자의 굶주림은 정치적 선택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선택으로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