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올시즌 ‘홈런 치는 포수’로 이름을 떨치는 칼 롤리(28·시애틀)가 메이저리그 포수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롤리는 26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홈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1회말 좌월 솔로포를 때렸다.
1사 후 타석에 선 롤리는 샌디에이고 좌완 선발 J P 시어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몸쪽 낮은 직구를 걷어올렸다. 128m를 날아가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이 됐다.
전날 애슬레틱스전에서는 포수로 선발 출전해 48·49호 홈런을 터뜨려 메이저리그 역대 포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롤리는 50호 홈런으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전까지 시즌 75% 이상을 포수로 뛴 선수 중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가 2021년 기록한 48개였다. 롤리는 올 시즌 포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40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쳤다.
롤리는 또 시애틀 구단 역사상 50홈런을 친 두 번째 선수다. 시애틀에서는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97년과 1998년에 각각 56홈런을 때린 적 있다. 이 기록도 롤리가 깰 가능성이 높다. 스위치히터인 롤리는 홈런 4개를 더하면 1961년 미키 맨틀이 세운 메이저리그 스위치히터 최다 홈런 기록(54개)과 타이를 이룰 수 있다.
롤리는 “생각만 해도 대단하다. 현실적이지 않은 숫자”라며 “고등학교 때인가, 홈런 5개를 치면 멋진 선수라고 생각했다. 50홈런은 정말 미친 숫자”라며 자신이 세워가는 기록 행진에 스스로 놀랐다.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인 롤리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40개)와의 격차를 10개로 벌렸다.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1위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이상 45개)와는 5개 차다.
김지원 EMK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3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열린 2025 경향뮤지컬콩쿠르 시상식에서 초·중·고 단체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곽보경 외 2명에게 상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최중증장애인을 위한 서울 마포구 장애인복지타운 건립이 법원 판결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포장애인복지타운은 뇌병변·발달장애인을 위한 문화창작소, 장애인공방,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운동센터,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 장애인마이스터 직업학교 등 장애인을 위한 종합복지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마포구는 마포요양병원이 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공유재산 사용허가 갱신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소송은 성산로 128에 위치한 옛 마포구의회 건물을 사용해 온 마포요양병원이 퇴거를 거부하며 지난해 10월 제기했다. 이 병원은 2019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5년간 건물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마포구는 요양병원과의 임대계약이 끝나면 제반정비를 한 뒤 올해 1월부터 해당 부지에 최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마포장애인복지타운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구는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전인 2023년 9월부터 요양병원 측에 6차례에 걸쳐 퇴거를 요구했다. 병원은 “입찰 당시 계약한 5년에 추가 5년 연장 사용을 구두로 약속받았다”며 퇴거 요구에 불응했다.
병원은 지난해 4월 서울특별시행정심판위원회에 ‘퇴거 요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같은 해 7월 “행정재산을 본래의 목적에 맞게 복지타운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마포구청의 의사결정은 타당하다”며 기각했다. 요양병원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역시 마포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병원 측이 주장하는 ‘1회 갱신 보장’에 대해 어떠한 공적 견해도 표명된 적이 없으며, 애초에 입찰공고문에도 ‘공공 목적에 따라 사용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이 명시돼 있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밝혔다.
재판부는 병원 측이 주장한 ‘마포구의 장애인 복지타운 건립계획이 요양병원 환자 보호와 투자비용 회수에 비해 지나치게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마포구가 건립계획을 밝힌 이후 (병원에) 여러 차례 원상복구를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병원이 충분히 이전을 준비할 시간과 갱신거부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마포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요양병원의 퇴거 불이행과 지속적인 사용으로, 구의 장애인복지타운 건립이 지연돼 장애인과 가족들이 필수 복지서비스를 제때 제공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 마포구는 서울시 평균 대비 장애인복지 인프라가 부족하다. 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공간이 협소해 안전우려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와 마포뇌병변비전센터 역시 이용기간에 제한이 있어 시설이용이 종료된 장애인 가족의 돌봄공백 우려가 컸다.
1심 판결로 요양병원이 즉시 퇴거할 가능성은 낮다. 병원이 항소할 경우 법정다툼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마포구는 이번 행정소송과 별개로 요양병원을 상대로 명도소송도 진행 중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병원이 공공성을 내세워 공공재산을 계속 점유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며 “이번 판결로 앞으로 장애인 돌봄과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타운 건립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장소 문제 놓고 마찰 잦아대법 “대구시가 배상해야”
경찰, 올해 개최 허가 고심
대구지역 성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다음달 20일 개최된다. 홍준표 전 시장 재임 시기인 지난 2년간 축제 장소를 두고 갈등이 컸던 터라 올해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6일 중구 동성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제17회 행사를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은 주간 시간대 시내버스만 통행할 수 있는 곳으로, 왕복 2개 차로 도로다. 대구퀴어축제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9년부터 5년간 이곳에서 열렸다.
대구퀴어축제조직위는 축제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 왕복 2개 차로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21일 경찰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도심 구간에서의 행진도 예정돼 있다.
홍 전 시장 재임기간 중 장소 문제를 놓고 매번 마찰이 불거졌다. 임기 첫해인 2023년에 대중교통지구에 집회 신고를 내자 대구시는 “허가받지 않은 도로 점용은 불법”이라며 불허 입장을 냈다.
축제 당일이 되자 대구시는 직원 등 500여명을 동원해 축제 무대 설치를 위한 차량 진입을 막아서는 등 행정대집행을 시도했다. 대구경찰청은 “집회 신고가 적법하고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주최 측이 신고한 내용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 직원 등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후 조직위는 대구시와 홍 전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6월 대법원 판결로 대구시의 배상 책임이 최종 확정됐다.
조직위는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를 집회 장소로 신고했다. 경찰은 시민 불편을 이유로 전용지구 왕복 2개 차로 중 1개 차로와 인도 일부만 사용하도록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 조직위는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조직위는 장소를 바꿔 행사를 열었다.
올해의 경우 경찰은 지난해 사례를 참고해 대중교통지구 일부 공간만 개최지로 허가할지 여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대구시는 경찰의 판단에 따라 대응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축제 장소가 확정되는 대로 시내버스 노선 조정 등을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퀴어축제조직위 관계자는 “평등을 염원하는 모든 시민을 환대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축제를 열겠다”면서 “경찰은 집회를 제한 및 통제하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잘 치러지도록 의무와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