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다운영화 서울 중구 산림동 상생지식산업센터 건물은 셔터를 내린 가게들과 재개발로 무너진 건물에 둘러싸여 있었다. 평일인 지난 21일에도 건물 안팎으로 보이는 사람은 드물고 간간이 금속을 자르는 날카로운 소리만 들렸다. 센터 102호에서 메달·배지 등 금속제품을 만드는 황민석씨(68)는 선풍기 하나만 틀어둔 채 땀을 흘리며 “일은 안 들어오고 임대료만도 벅찬데 에어컨까지 틀 순 없다”고 말했다.
상생지식산업센터는 재개발로 밀려난 세운지구 일대 소상공인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2023년 7월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협의해 만든 임대공간이다. 재개발지 세입자들과의 상생이라는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는데 2년이 지난 현재 이곳에 입주한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와 관리비, 안전 우려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와 종로구에 걸친 세운지구 일대에는 전기·전자·금속·인쇄 등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밀집해 있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이 일대에 초고층 주거·업무시설을 짓는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일부 구역 세입자들이 쫓겨나자 소상공인과 시민사회는 1년 넘게 천막농성을 하며 서울시와 중구청에 상생 방안을 요구했다. 2020년 3월 서울시와 LH는 협약을 체결해 ‘세운5-2구역’ 내 LH 소유 땅에 1~5층짜리 공공임대상가인 상생지식산업센터를 지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센터가 주창했던 ‘상생’이 허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서울시와 LH가 센터를 소홀히 관리하면서 상인들의 삶과 산업 생태계를 지킨다는 협약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했다. 이날 방문한 센터는 건물 간판 외엔 특별한 안내문이 없어 건물 용도를 알기 어려웠다. 황씨는 “솔직히 여기에 공장이 남아있다고 누가 생각하겠냐”며 “재개발지에 처음 생긴 상생공간이라 기대가 컸는데 지금은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광정밀 대표 조문호씨(64)는 “입주할 때부터 간판을 붙이든 홍보사업을 하든 ‘청계천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딱히 변한 게 없다”며 “재개발될 때까지 이곳을 방치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사가 안되는 상인들에겐 임대료와 관리비가 큰 부담이다. LH는 센터에 입주한 상인들에게 10~20% 할인율을 적용해 임대료와 보증금을 책정했다. 하지만 이 금액도 기존 상가 임대료·보증금의 2~3배 정도라고 상인들은 말했다. 이곳에 입주한 A씨는 “물가 상승 때문에 지난달 임대료와 보증금을 3%씩 더 올렸다”며 “임대료가 비싸서 나간 사람도 3~4명 정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센터 내 58호 중 10곳 정도가 비어 있다. 3층에 입주한 장성용씨(66)는 “여기는 냉난방 설비도 LPG가스를 이용해 지난해 상인들 모두 ‘관리비 폭탄’을 맞았다”며 “몇 개월 전부터 얘기했는데 바꿔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모두 설치된 에어컨이 아닌 개인용 선풍기 등을 사용하고 있었다.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건물 구조에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상가가 겹겹이 쌓인 센터의 수직 구조는 제조업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황동금속 대표 김희명씨(65)는 “내 가게 바로 위에 프레스기(금속판에 강한 압력을 가하는 기계)를 사용하는 업체가 들어와 있는데 ‘꽝꽝’ 내리칠 때마다 책상이 다 흔들린다”며 “소음 때문에 피해를 줄까 봐 새벽에 나와서 일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건물 곳곳의 금이 간 유리창을 가리키며 “건물 무너지고 나 죽으면 그때 누구를 탓한들 소용이 있냐”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유리창 파손은 사용자 과실 문제인지 확인하고 있고 건물 하자 보수는 지속하고 있다”며 “세운상가 일대에 도시가스 관로가 없어 불가피하게 LPG를 사용하고 있는데 도시계획 수립을 따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주자 대표의 요청에 따라 민원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LH와 협력해 상생지식산업센터에 남은 상인들을 홍보하고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일상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이번 주 EBS 1TV <한국기행>은 사람들이 지칠 때면 찾는 저마다의 공간을 소개한다. 26일 방송에서는 벌교 앞바다의 무인도인 ‘효도’를 아지트 삼은 사총사가 출연한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누구보다 잘 실천하고 있는 이들은 별명도 범상치가 않다. 하고 싶은 게 많은 ‘하고잡이’, 흥 많은 소리꾼 ‘허수’, 만능 일꾼을 자처하는 ‘솔찬히’, 비박 전문가 ‘산신령’까지. 개성 강한 네 사람은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고 말한다.
6년 만에 무인도를 다시 찾은 이들과 하룻밤을 함께한다. 하고잡이의 진두 지휘 아래 친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산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바닷속에 몸을 던져 통발을 놓는다. 갯바위를 돌며 잡은 먹거리를 불 피워 올린 가마솥에 요리해 내면 한 끼 식사 완성이다.
무인도의 매력은 눈치 볼 일이 없다는 것. 사총사는 나이도 체면도 던져버린 채 한바탕 즐겁게 논다. 들리는 건 파도와 바람 소리뿐인 이곳에 근심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오후 9시35분 방송.
경향신문이 주최하고 스포츠경향이 주관하는 2025 경향 뮤지컬콩쿠르 본선이 열린 23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초·중·고 단체 안예원 외 6명이 ‘스웨그에이지’의 골빈당을 열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