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차트 출근길마다 이어지던 ‘빈속 행렬’을 끊기 위해 전북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노동자들의 아침밥을 챙기기 시작했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자체가 책임지는 새로운 복지 실험이자 산업단지 현장의 오래된 풍경을 바꾸려는 시도다.
전주시는 오는 9월부터 ‘산단 노동자 아침 식사 지원사업’을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12월까지 매주 수요일, 총 15차례에 걸쳐 3000여 명에게 김밥·컵밥 등 간편식을 제공한다.
이 사업에는 효성, 휴비스, NH농협 등 지역 기업과 단체가 기부한 3500만원이 투입된다. 전주시복지재단이 기부금 관리와 사업비 집행을 맡고 한국외식업중앙회 덕진구지부가 공급업체 선정과 위생을 관리한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봉사자 모집과 운영을 담당한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기업·단체·시민이 함께 노동자를 응원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노동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제도화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11월 두 달간 시범 운영한 ‘반값 아침 식사 지원사업’은 오전 8시 이전에 매진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김밥(1000원), 샐러드·샌드위치(2000원)는 로컬푸드를 활용했고 운영은 사회적기업이 맡았다. 군은 반응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예산 2억원을 투입해 상시 사업으로 확대했다.
두 지자체의 접근법은 뚜렷이 갈린다. 전주가 민간 기부에 기반한 단기 ‘이벤트형’으로 사회적 관심 환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완주는 조례와 예산으로 뒷받침된 ‘제도형’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특히 사회적기업이 주체로 참여해 지역 먹거리와 일자리까지 함께 살리는 구조를 마련했다.
빈속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노동자들에게는 작은 변화이지만, 지자체 차원의 시도는 단순한 복지 시범사업을 넘어 노동 복지 정책 전반의 변화를 예고한다.
완주군 ’아침 식사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한 김재천 완주군의회 부의장은 “따뜻한 아침밥 한 끼가 노동자들의 건강과 정서적 안정에 큰 힘이 된다”며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민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인 충남 청양군에서 시행 중인 ‘주민 心부름꾼, 부르면 달려가유’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양군은 지난 1~7월 동안 10개 읍·면에서 서비스를 시행한 결과 이용 건수가 누적 1394건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8~10월 시범운영 기간 중 이용 건수(107건) 대비 13배 증가한 수치다.
‘주민 心부름꾼, 부르면 달려가유’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다. 대도시처럼 편의시설이 밀집돼 있지 않고 고령의 주민이 많은 청양군에서 해당 서비스가 군민들의 ‘손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민 누구나 전화 한 통이면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 소상공인과 연결돼 수리와 청소, 생필품 배송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시 대금은 신청자가 지급하고 군은 배달이나 출장 수수료를 지원한다. 이용을 원하는 군민은 서비스 기업 명단을 확인한 뒤 신청하면 된다.
군은 온라인·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병행 운영해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어르신은 물론, 모바일 활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까지 누구나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젊은 세대에 집중됐던 서비스 수요를 노인 등 정보 취약계층으로까지 확대해 모든 군민이 보편적인 생활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군은 이번 사업이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 참여하는 플랫폼 체계로 추진되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을 포함해 17개 업체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심부름꾼 사업은 단순한 생활편의 제공을 넘어 군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행정 서비스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목소리를 반영한 생활 편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청양 고령화율은 40.7%로, 충남 15개 시군 중 세 번째로 높다.
서울 은평구는 제9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에 소설가 현기영(84)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현기영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작가로 어린 시절 직접 겪은 제주 4·3 사건과 제주 지역의 역사적 비극을 소설에 담아냈다.
1975년 단편소설 ‘아버지’로 등단한 현기영은 50년 동안 제주와 민중의 삶, 역사적 상처를 그려왔다. 특히 4·3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가 된 1978년 소설 <순이 삼촌>으로 주목받았다.
심사위원들은 “현기영의 작품은 분단, 억압, 저항, 기억 등 한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들을 깊이 탐구하며 제주 4·3사건의 참혹한 비극을 생생하고 예술적으로 형상화한다”고 평했다.
특별상에는 작가 김기창(47)이 선정됐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논술 강사와 객원기자 등으로 활동한 그는 2014년 소설 ‘모나코’로 제38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시상식은 9월 26일 서울 은평구 이호철북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시상식 전후 수상자 기자회견과 독자와의 만남 행사도 마련된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고 이호철(1932∼2016)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의 정신을 기리고자 2017년 은평구가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