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지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최근까지도 봄이 왔다는 기분은 잘 들지 않았다. 쌀쌀한 기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에는 기온이 하루 사이 15도 넘게 급락하며 영하의 체감온도와 함께 눈꽃으로 바뀐 벚꽃을 구경한 지역도 있었다고 한다.1907년 한국에서 기상 기록이 시작된 후 이렇게 4월 중순에 적설이 기록된 것은 처음이다. 환절기에는 날씨가 변덕스럽다지만, 해가 지나갈수록 불확실성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불확실성은 비단 최근 날씨에만 있지는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시간 생성되는 뉴스 기사 기반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산출하는 ‘경제 불확실성 지수’는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1~3월 수치는 2019년 8월 일본 수출규제 때 수준을 넘었다고 한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이 같은 불확실성은 과학적 관점에서 통계학의 ‘분산’, 즉 데이터...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족 출신인 아미노씨는 지난달 26일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에 나선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그가 일하던 경기 파주의 한 공장에 기습적으로 들이닥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올해에만 한달에 한번 꼴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단속 과정에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법무부의 반인권적 단속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아미노씨는 27일 서면 인터뷰에서 단속 당일 상황을 설명했다. 동료들과 티타임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 직원들이 떴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동료들은 단속반 직원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수갑이 채워지고, 주먹질을 당했다. 어떤 이들은 두려움에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다.아미노씨도 몸을 숨길 곳을 찾았다. 대형 재활용 기계 근처에 숨으려 했지만 그 안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빠져나오려고 애썼으나 실패했다. 갑자기 기계가 작동했다. 날카로운 날이 오른쪽 신발과 발 일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