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형로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 중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했다. 베트남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찾은 건 18년 만이다. 북한은 그간 베트남식 경제 발전 모델에 관심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또 또 럼 서기장과 회담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또 럼 서기장은 북한의 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을 국빈 형식으로 방문 중이다.
김 위원장은 또 럼 서기장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라며 “베트남 공산당의 영도 밑에 베트남 정부와 인민이 부강하고 번영하는 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 성과들을 거두고 있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럼 서기장은 김 위원장의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조선 당과 인민과 전통적인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고 새로운 높이에서 발전시켜 나가려는 베트남 당과 정부, 인민의 의지”를 피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과 또 럼 서기장은 양측의 협조 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확대해 나가는 문제와 상호 관심사를 두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두 사람은 회담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럼 서기장의 방문을 환영하며 연회를 마련했다. 연회는 “시종 동지적이며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통신은 밝혔다. 북한과 베트남은 1950년 수교를 맺은 이후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표방해왔다.
김 위원장과 또 럼 서기장의 이번 회담에서 베트남식 경제 발전 모델을 공유하는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은 1986년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시장경제 체제를 추구하는 ‘도이머이’ 정책을 채택했고 이후 1995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더해지면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2019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면서 베트남식 모델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북한의 제9차 당대회를 언급하며 “북한이 새로운 경제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의 노하우를 공유받기를 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 위원은 또 “북한이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을 외교의 거점 국가로서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관련해 복구와 함께 재난대응 매뉴얼을 점검하고 제도 보완 등 필요 사항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달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외청장 회의에서 “현장에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등 안전에 각별히 신경써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기재부 외청장 회의로, 새 정부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외청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임광현 국세청장, 이명구 관세청장, 백승보 조달청장 등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새 정부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기재부 외청들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구 부총리는 “초혁신경제 대전환을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이라는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맞춰 외청도 인공지능(AI) 도입·활용 선도조직으로서 공공서비스 생산성을 제고하고, 민간의 혁신 확산에도 기여해달라”고 했다.
기재부는 향후 외청장 회의와 더불어 외청 기획조정관회의를 정례적으로 열어 협업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챗GTP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이후의 세계는 마치 실시간 기네스 기록 경신대회가 열린 듯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AI가 섭렵 가능한 분야에 대한 소식들이 올라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간 소식은 AI가 설계한 바이러스에 대한 것이었다. 약 2주 전인 지난 9월17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AI를 통해 실제 기능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설계했다는 내용을 온라인에 발표한 바 있다. 박테리오파지란 바이러스 중에 세균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 종류를 일컫는 말로, 세균들에게는 무서운 천적 중 하나이다. 연구진은 AI가 디자인한 결과를 토대로 인공적으로 합성한 박테리오파지가 진짜 바이러스처럼 세균을 감염시키고 파괴함을 증명해 이를 발표한 것이다.
바이러스를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낯설지 않은 일이다. 이미 2003년에 대장균을 감염시키는 Φx174(파이엑스174)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5386bp의 DNA를 인공적으로 합성하고 조립하는 데 성공한 바 있으니 말이다. 이후 20여년간, 인류는 다른 종류의 박테리오파지는 물론이거니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까지 잇달아 인위적으로 합성해냈다. 하지만 이 시기 인류가 합성해낸 바이러스들은 어디까지나 이미 ‘서열을 알고 있는 바이러스’에 한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이미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체들의 코드를 알면, 이를 인간의 손으로 필사할 수 있으며, 이 필사본이 원본 바이러스처럼 기능할 수 있음을 알아낸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발표된 내용은 지금까지와는 궤를 달리한다. 이번에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처음부터 AI가 ‘디자인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AI에게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을 학습시켜 사람과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게 했듯이, 연구진은 AI에게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체의 유전정보와 DNA가 나열되는 패턴(Genome Language Model·GLM)을 학습시킨 뒤, 이를 바탕으로 AI가 스스로 대장균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코드를 예측해 디자인하게 한 것이다.
연구진은 AI가 디자인한 300종의 DNA 코드로 인공 바이러스를 만들어내 테스트를 했고, 이 중에서 16개가 실제로 바이러스처럼 기능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자연계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보다 세균에 대한 감염력과 감염 이후 파괴력이 더 높았으며, 심지어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지닌 내성세균에도 감염과 성장 억제가 가능한 ‘업그레이드’된 존재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소식은 정식 저널이 아니라 일종의 오픈 플랫폼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를 통해 발표되었기에, 동료 심사와 검증을 거쳐 정식 논문으로 게재되기까지 여러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가능성만큼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 방식은 인류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다양한 세균들을 GLM을 학습한 AI를 이용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맞춤형 항생제의 탄생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춤형 항생제 개발 가능성이라는 이 밝은 소식 뒤 드리워진 그림자는 유난히 짙고 어두워서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생명을 다루는 과학기술의 결과물들이 흔히 내포하는 이중 사용(dual use)의 문제 때문이다. 이중 사용 문제란, 긍정적 목적으로 연구된 결과물이 탄생과 동시에 부정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딜레마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미 과학자들은 1918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사라져버린 스페인독감의 원인 바이러스를 분석해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를 만듦과 동시에 인류는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든든한 방패와 함께, 자칫 대량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 바이러스라는 날카로운 무기를 양손에 나눠 들게 된 셈이다.
마찬가지로 세균을 공격할 수 있는 인공 바이러스의 설계 가능성은 모든 세균성 질환을 빠르고 안전하게 퇴치할 수 있는 맞춤형 항생제라는 방패와 세균이 아닌 인간을 공격하는 병원성 바이러스 설계 가능성이라는 치명적인 무기를 동시에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우리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은, 앞으로 수없이 양손에 나눠 쥐게 될 무기와 방패를 얼마나 잘 가려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