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강간변호사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채 상병 특검)이 9일로 수사개시 100일을 맞았다. 채 상병 특검은 이달 중으로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주요 사건 관계인의 처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청구 대상으로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그간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 김 단장은 오는 10일 오후에 특검에서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기록에 대한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해병대 상급자들이 혐의자에서 빠지는 데 관여하는 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돼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에 임 전 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빼도록 외압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김 단장은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기록을 경북경찰청에서 회수해오는 등 이 기록이 경찰로 이첩되지 못하게 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특검은 이달 중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특검은 다음 주부터 윤 전 대통령 측과 조사 일정 및 방식 등을 조율할 전망이다. 특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시작이 윤 전 대통령의 격노(VIP 격노)인 만큼 대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 내란 특검의 조사에 모두 불응한 만큼 채상병 특검의 출석 요구도 거부할 우려가 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면 수사외압 의혹 사건 외에 이 전 장관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의혹,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 등도 질의할 계획이다. 특검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이후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장관 등 핵심 피의자를 상대로 일괄 기소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홈런 군단’의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삼성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았다.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를 5-2로 꺾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간 것은 34번 중 29번이다. 정규시즌 4위로 지난 6~7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치르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삼성은 정규시즌 3위 SSG를 첫날 제압해 85.3% 확률을 잡았다.
삼성 젊은 야수진을 대표하는 유격수 이재현과 3루수 김영웅이 적지의 담장을 넘겼다.
1번 타자로 출격한 이재현은 1회초 시작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SSG 선발 미치 화이트의 초구 152㎞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비거리 105m 타구가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 삼성 불펜으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의 1회초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이다. 1회초 선두타자 홈런만으로도 포스트시즌 사상 5번째인 진기록이다. 준PO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은 1997년 조원우, 2014년 정성훈에 이어 이재현이 3번째다.
3회에는 김영웅이 폭발했다. 무사 1루에서 화이트의 2구째를 걷어 올렸다. 정규시즌 화이트 상대로 7타수 3안타(1홈런)를 때렸던 김영웅은 시속 128㎞ 커브가 복판으로 몰리자 놓치지 않으며 가을 무대에서마저 화이트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장염을 앓아 대신 1차전 선발로 나선 화이트는 김영웅의 홈런에 이어 후속 김태훈에게도 안타를 내주고 강판, KBO리그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2이닝 6안타 2홈런 3실점으로 초라하게 마쳤다.
삼성은 4회 르윈 디아즈의 적시 2루타와 김지찬의 적시타까지 엮어 5-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타선이 힘을 내자 삼성 선발 최원태도 위력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다. 앞서 포스트시즌 통산 18경기에서 1승도 없이 평균자책 11.16으로 부진했던 최원태는 이날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가을 호투를 펼쳤다.
6회까지 단 2안타만 허용하고 삼진 8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SSG는 경기 후반 삼성 불펜을 상대로 추격을 시도했다. 7회말 고명준의 2점 홈런으로 3점 차로 쫓았지만 8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고명준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주저앉았다. 이제 준플레이오프에 선착한 ‘3위’의 이점은 사라졌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61개)였던 삼성은 NC와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는 홈런 없이 6안타에 그쳤다. 특히 2차전은 1안타밖에 못 치고 밀어내기 2득점과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이겼다. 그러나 이날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며 기세를 회복했다. 침묵했던 주포 디아즈는 이날 5타수 3안타로 살아났고, 이재현이 홈런에 볼넷으로 멀티 출루, 김영웅은 홈런 포함 2안타를 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까지 1~3선발을 모두 소모하고도 1차전을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앤더슨을 출격시키지 못하고 1차전을 내준 SSG의 남은 시리즈는 더 불안해졌다. 2차전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가라비토, SSG는 좌완 김건우가 선발 등판한다.
네팔에서 ‘살아 있는 여신’으로 불리며 힌두교도와 불교도의 숭배를 동시에 받는 새 ‘쿠마리’로 2살 여자아이가 뽑혔다.
3일(현지시간) CNN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네팔에서 32개월 된 아리야 타라 샤캬가 새 쿠마리로 선출됐다.
의전용 가마를 타고 집에서 나온 그는 많은 인파의 환호를 받으며 거리 행진을 한 뒤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사원 궁전으로 들어갔다.
신도들은 새 쿠마리의 발에 이마를 갖다 대기 위해 줄을 섰고, 꽃과 돈도 바쳤다. 발에 이마를 대는 행위는 힌두교도 사이에서 가장 큰 존경의 표시다.
아리야의 아버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내 딸이었는데 이제 여신이 됐다”며 태어나기 전부터 여신이 될 징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여신 꿈을 꿨다”며 “우리는 딸이 매우 특별한 존재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7년에 전임 쿠마리로 뽑혀 이제 11살 된 트리슈나 샤카는 자리에서 물러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다.
쿠마리는 산스크리트어로 처녀를 뜻하며 네팔 토착민인 네와르 공동체의 샤캬족 중에서 2∼4살 여자아이가 선발된다. 피부를 비롯해 머리카락, 눈, 치아에 흠이 없어야 하고 어둠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이후 살아있는 여신으로 불리며 힌두교도뿐만 아니라 불교도로부터도 동시에 추앙받지만, 사원 궁전에서 친구도 없이 사실상 고립된 삶을 살면서 1년에 몇 차례 축제가 열릴 때만 외출할 수 있다.
신성이 다른 소녀에게로 옮겨간다고 여겨지는 초경을 시작하면 후계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원 궁전에서 물러난다.
샤캬족은 쿠마리로 뽑히면 그 가족들이 사회와 가문에서 높은 지위를 얻기 때문에 딸이 쿠마리로 선정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쿠마리에서 물러난 소녀들은 어릴 때부터 고립된 생활을 한 탓에 일상생활에 적응하고 정규 학교에 다니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쿠마리 출신 여성과 결혼한 남자는 요절한다는 미신 탓에 많은 이들이 비혼으로 남는다.
쿠마리 제도가 아동의 인권침해라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엔은 2004년 아동 조혼과 함께 네팔의 쿠마리 제도를 “여성 차별”로 규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많은 인권 단체도 쿠마리 제도가 “어린 소녀를 부모와 사회로부터 격리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네팔 대법원도 2008년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도 어린이로서 인권을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지만, 쿠마리 제도는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변화가 생겨 쿠마리도 사원 궁전 안에서 개인 교사에게 교육받고 텔레비전도 볼 수 있게 됐다.
네팔 정부는 은퇴한 쿠마리에게 최저 임금보다 다소 많은 110달러(약 15만5000원)를 매달 연금으로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