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지원할 목적으로 특정 종교단체 신도 3000명을 입당시키고 당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해 “제명 처분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김 시의원이 차기 영등포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이러한 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밝혔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주장한 특정 종교단체의 대규모 입당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최기상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과 김한나 서울시당 윤리심판위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서울시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오전 김 시의원에게 제명 처분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음을 확인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시당은 김 시의원이 추천한 당원들의 입당 서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헌·당규 위반 사례를 확인했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가입하지 않았는데도 추천서가 접수된 사례 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김 시의원이 차기 영등포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이러한 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시의원의 일탈 행위로 심려를 끼쳐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당은 의혹 제기 직후 소속 당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으나 “특정 종교 집단의 대규모 입당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은 “진 의원이 언급한 제보 당사자도 (입당을)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며 “녹취 시점이 경선 선거권 행사를 위한 입당 시한 마감(8월14일)에 임박해 있어 심사 처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집단 입당은 시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하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진상조사를 지시한 직후 탈당했다. 그는 지난 4일 제보자인 서울시 사격연맹 장정희 부회장과 만난 사실은 인정했지만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정상적인 민원 청취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특정 종교단체의 입당 동원이나 당비 대납 의혹은 부인했다.
서울시당은 지난 30일 김 시의원이 추천한 당원들에 대해 입당 무효 처분을 내린 상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입당원서 접수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서울시당에서 내부 조사를 하던 도중 국민의힘의 의혹 제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당무 범위 내에서의 조사였을 뿐, 김 시의원이 추천한 당원들만을 특정해 조사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사채업자’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얼굴이 험상궂지도, 팔이 문신으로 덮여 있지도 않았다. 겉모습은 그저 평범한 20대였다.
지난달 말 대구 달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A씨(28)는 최근까지 비대면 불법 사채업자로 활동했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SNS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초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제때 갚지 않으면 밤이고 낮이고 추심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A씨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죽어도 이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있던 A씨는 “돈 한 번 벌어볼래?”라는 지인의 제안으로 처음 불법사채 시장에 발을 디뎠다. 그는 지난 2월 ‘회사명’도 없는 한 사무실에 출근해 대포폰을 받았다. 한 유명 남자 배우의 이름을 온라인상에서 사용할 예명으로 정했다.
A씨가 속한 사무실에는 총 4명이 함께 일했다. 일종의 모집책이 불법광고나 SNS를 통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수집한다. 이 번호가 텔레그램 대화방에 공유되면 A씨는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돈이 필요한지 묻고 카카오톡을 통해 대출 상담을 했다.
4대보험 가입 여부와 급여 통장에 찍힌 실제 액수 등을 확인해 자체 한도에 맞게 돈을 빌려줬다. 100만원을 빌려주면 일주일 뒤 180만원을 돌려받는 식이었다.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4000%가 넘는다. 상환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일·주 단위로 연체이자를 추가로 받았다.
돈을 빌려주기 전에는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휴대전화 속 지인들 연락처까지 전부 받았다. 돈을 갚지 않는 당사자를 대상으로 1차 추심을 하고, 이 방식이 통하지 않으면 지인들에게 연락해 우회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A씨는 한 피해자에게 하루 1400통 넘게 전화를 건 적도 있었다.
지인 추심은 채무자에게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A씨는 “지인 추심에 활용한 단체 문자는 사무실 차원에서 보냈는데 허위사실 유포라고 보면 된다”며 “가령 돈을 빌린 사람이 B씨라면 ‘B가 너희 정보 팔고 돈 빌려 갔는데 이 정보를 중국에 팔아넘기겠다’는 식의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무자 성별에 따라 유흥업소에 갔다든지 어디 가서 임신했다든지 등의 거짓 정보도 보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이 일을 더 빨리 그만두지 못했다.
A씨는 “이상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추심 전화를 하다 보면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었다”면서도 “일이 점점 익숙해지니까 죄책감이 옅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비대면 불법 사채업자의 가장 큰 무기는 ‘익명’이다. 경찰의 추적을 피할 수 있다는 확신에 ‘나체 추심’ 등 더 악랄한 범행도 서슴지 않는다. 채무자와 대면 접점을 만들지 않으려고 자택에 찾아가는 방식의 추심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법사채는 돈을 빌리고 갚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피해자를 양산한다. A씨 사무실도 피해자 신고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고,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7월 자수했다. 현재는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형사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불법 사채 사무실에서 일했던 시간을 후회하고 있다. 불법적인 일을 했다는 낙인을 지우기까지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도 모른다. 현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A씨는 “나중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악덕 사채업자.” A씨는 피해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을 것 같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많은 분께 피해를 끼쳤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