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용접 선수용 실탄을 빼돌려 불법 유통한 시체육회 소속 사격감독이 구속됐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일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로 지역 시체육회 소속 실업팀 사격 감독인 A씨(40대)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이날 오후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선수용 실탄 약 3만발을 빼돌려 전 국가대표 감독 B씨에게 다량 양도해 불법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월 ‘유해조수 사냥 과정에서 불법 유통된 22구경 실탄이 사용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B씨는 A씨에게서 받은 실탄을 자영업자 등에게 돈을 받고 유통한 정황이 확인됐다. 다만 B씨는 지병으로 올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실탄 소지 및 유통, 총기 소지 등 혐의로 11명을 검거하고 A씨를 포함해 자영업자 등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불법으로 보관하던 22구경 실탄 4만7000발과 총기 37정도 압수했다.
압수된 총기 중 9정은 22구경 실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2일 사격 국가대표 출신인 진종오 의원(국민의힘·비례)이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B씨와 공모해 불법 총기 유통업자에게 경기용 실탄 3만발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알려졌다.
진 의원은 “시중에 사제총 100여정과 경기용 실탄 2만발 이상이 풀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22구경 실탄은 소구경·저반동 탄약이지만 인체 주요 부위에 맞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전부 치르고도 웃을 수 없었다. 우승 확정을 남겨뒀던 LG는 3연패를 당하며 자력 우승에 실패했다. ‘추격자’ 한화의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최악의 상황에서는 ‘정규시즌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까지 치를 경우의 수가 생겼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이 벌어졌다. 50㎞ 떨어진 인천에서 잠실로 우승이 날아들었다. 시즌 최종전 패배 이후 패색에 젖었던 잠실야구장은 한 시간 만에 축제 분위기가 됐다.
LG는 1일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NC전에서 3-7로 패배해 자력 우승 기회를 놓쳤으나, 같은 날 2위 한화가 SSG에 9회말 2사후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LG의 우승 매직넘버 1이 사라졌다.
우승 확정 직전까지만 해도 LG는 승운을 소진한 듯 보였다. LG는 시즌 최종전인 이날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하면 자력으로 우승 축포를 터트릴 수 있었다. 또는 2위 한화가 인천 SSG전에서 지거나 비겨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점점 꼬였다. 외국인 투수 치리노스를 선발로, 선발 자원 손주영을 불펜으로 내보내며 총력전을 펼치고도, 불펜투수들로 버티는 NC에 3-7로 졌다.
인천에서도 1-2로 뒤진 한화가 7회초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LG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러나 LG 팬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1시간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비 때문에 경기 시작이 1시간 늦어진 인천 경기 결과를 끝까지 지켜봤다. 한화가 5-2로 리드한 9회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팬들이 많았다.
LG 팬들의 염원이 통한 걸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SSG 대타 류효승의 중전안타에 이어 대타 현원회의 좌월 투런홈런이 터졌다. 2020년에 입단한 현원회의 개인 첫 홈런이었다. 공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채운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SSG의 후속 타자 정준재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어 이율예가 볼카운트 1B-1S에서 김서현이 한가운데로 던진 실투를 걷어올려 좌월 끝내기 투런포로 연결했다. 올해 신인으로 단 6경기에 출전한 이율예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SSG 끝내기 홈런의 순간, SSG 랜더스필드보다 잠실구장이 더 들썩였다.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잠실을 덮었다. LG가 ‘우승당한’ 순간이었다.
LG 선수단은 2년 전 부산 원정경기를 가는 버스 안에서 우승을 맞이했다. 올해는 ‘라커룸 우승’이다.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된 순간 라커룸을 박차고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염경엽 LG 감독도 감독실에서 TV 중계로 인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염 감독은 “9회말에 홈런 하나가 나온 후에 볼넷이 나오길래 ‘(홈런) 하나 또 나오는 거 아닌가’ 했는데 바로 치더라”라며 “(이율예의) 스윙 자체에 펀치가 있길래 직구가 가운데에 몰리면 홈런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경기를 봤다. 9회 등판한 김서현이 두 타자를 연속 땅볼 아웃시킬 때까지만 해도 체념하는 분위기였다. 주장 박해민은 “2아웃이 되자 선수들이 한두 명씩 나가기 시작했다. 저도 다 같이 보다가 2아웃이 돼서 집에 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뒷좌석에서 경기를 보던 아내가 ‘넘어갔어, 차 돌려’ 해서 돌아왔다”며 “(뉴욕 양키스 레전드) 요기 베라가 괜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한 게 아닌 것 같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타이브레이커까지 생각했던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하며 우승 감격이 더 컸다. 염 감독은 “타이브레이커에 가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돌이켰다. 삼성 소속이던 2021년 KT와의 타이브레이커를 경험해 본 박해민은 “타이브레이커의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쉽지 않은데 그 부담감을 지워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찔하게 우승한 LG는 이제 한국시리즈 준비에 돌입한다. 2일부터 사흘간 휴식한 뒤 합숙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염 감독은 “1차 목표가 끝났으니 2023년 통합우승을 재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