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신문 진행하겠습니다. 증인 김봉규도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겠습니다. 재정 방청인들은 퇴장해 주십시오.”24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재판정.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에 대한 5차 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재판장이 이렇게 명령하자 열 명 남짓한 취재진과 방청인들이 모두 재판정에서 퇴장했다. 이날은 정보사령부 소속 김봉규 대령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됐는데, 오전 10시에 개정하고 14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계엄 관련 내란 전담 재판부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 전직 군 고위직, 조지호 경찰청장 등 전·현직 경찰 고위직 등 세갈래로 나눠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김 전 장관 등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27일 2차 공판기일부터 이날까지 4번 연속 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각종 비공표용 선거여론조사를 조작한 의혹을 받는다. 왜 외부에 공표하지도 않을 여론조사를 하고, 이를 조작했을까. 명씨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조사 결과를 선관위 측에 알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노렸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지난 1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보낸 ‘선거제도 개선안’에는 비공표용 선거여론조사를 실시한 업체를 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당이 실시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의 여심위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명씨 사례처럼 여론조사업체, 언론사, 후보자가 공모해 조사 결과를 조작해도 위법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조작해 유출하면 여론이 오염된다. 여론조사에 인지도 낮은 후보를 포함해 대중에게 알리거나, 의도된 질문으로 어떤 후보에 대한 편견을 심을 수도 ...
바움가트너폴 오스터 지음 | 정영목 옮김열린책들 | 256쪽 | 1만7800원지난해 4월 별세한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작품이다. 작가는 투병 중 생의 끝을 예감하면서 책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폴 오스터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되는 이 장편소설은 상실이 남긴 흉터와 그 흉터를 삶의 일부로 끌어안은 채 나아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린다.이 책은 10년 전 사고로 배우자 애나를 잃은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이야기다. 파도가 애나를 집어삼킨 뒤 바움가트너의 삶도 상실감에 잡아먹혔다.그는 “그 자신도 대체로 그를 알아볼 수 없는” 날들을 보내다 “바쁘게 그날들을 흔들흔들 통과”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맣게 그을린 냄비는 애나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불러온다.소설은 가난한 문인 지망생으로 애나를 처음 만난 뒤 함께 보낸 40년, 양장점 주인이자 실패한 혁명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 등 바움가트너의 일생을 톺아본다. 애나가 남긴 원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