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학교폭력변호사 인천국제공항에서 배우 변우석씨를 경호하며 승객들을 향해 플래시를 비춰 ‘과잉 경호’ 논란을 빚은 40대 사설 경호원과 경호업체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신흥호 판사는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와 경비업체 B사에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신 판사는 “빛을 비추는 행위는 물리력 행사에 해당하고 경비업무의 범위에도 들어가지 않는다”며 “경호 대상자는 자신을 쫓아 다니는 사람을 피해 은밀하게 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행위가) 경호 대상자의 촬영을 막으려는 목적이었다면 일정을 비밀로 하고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람들이 없는 장소로 이동하면 된다”며 “(이러한 조치에도) 촬영이 이뤄지면 경호 대상자를 가리는 등 조치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는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더는 이러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 12일 오전 11시 42분 인천공항에서 변씨를 경호하는 과정에서 다른 승객들에게 위력을 과시하는 등 경호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변씨를 따라가면서 다른 승객들의 얼굴을 향해 강한 플래시 불빛을 비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 1단계 합의를 이뤄냈지만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합의의 세부 실행 방법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협상안을 두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시간) “가까운 미래에 병력을 조정된 경계선으로 이동시킬 준비가 됐다”면서 일부 지역에서의 철군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이스라엘군이 “합의된 선까지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언제 중단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은 “공식 지침을 내릴 때까지 가자 북쪽으로 돌아가거나 군이 활동 중인 지역에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가자 주민에게 경고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1단계 합의 발표 이후에도 가자 북부를 포함한 곳곳을 이스라엘이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합의된 이스라엘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이 살아있는 인질 20명을 돌려받는 대가로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하마스는 합의 시점을 기준으로 72시간 안에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는 사망한 인질의 시신을 송환할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생존 인질과 수감자를 한꺼번에 교환할지, 단계적으로 교환할지는 불명확하다. 하마스가 사망한 인질의 유해가 있는 정확한 장소를 모를 수 있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인질·수감자 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가 추후 2단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이들의 위치와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수감자 620명 석방을 미룬 바 있다.
다음 단계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도 난제다. 하마스 측은 지난해 첫 휴전 협상이 시작될 때부터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국경과 가자시티, 가자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 모라그 회랑 등 가자지구 주요 통로 곳곳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괴멸될 때까지 완전 철수는 불가하며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42일간 휴전했던 이스라엘·하마스가 휴전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도 이 사안을 둘러싼 양측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1단계 합의에서 단계적 철군과 군사 작전 중단을 약속했다. 그러나 철군 범위와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 제16항에도 “이스라엘은 향후 합의될 기준, 이정표, 일정에 따라 철수할 것”이라고 적시돼 있으나 구체적인 시간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협상 테이블이 엎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의 무장 해제 여부는 향후 협상 과정의 또 다른 걸림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협상 내용을 아는 유럽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하마스가 무장 해제에는 동의했지만 보유한 무기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넘기겠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전했다. WP는 네타냐후 총리가 해당 조건을 거부할 것으로 관측했다.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단계 협상에서 가자지구 통치 방식도 협의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인 ‘평화이사회’가 꾸려지고,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평화이사회 감독하에 가자지구를 임시로 관리한다. 이후 상황이 안정되면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의가 시작되면 양측이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오사마 함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이사회에 관해 “이를 받아들이는 팔레스타인인은 한 명도 없다”며 “가자지구는 독립적인 팔레스타인의 인물들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P통신·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 1단계 합의 사실은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안티파(미 좌익운동) 관련 대책 회의 과정에서 먼저 포착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회의를 끊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메모지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읽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루비오 장관은 그에게 귓속말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AP가 촬영한 메모지에는 가자 평화 협상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먼저 합의 사실을 발표할 수 있게 트루스소셜 게시안을 곧 승인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1단계 합의가 이뤄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은 이런 과정을 거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