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비핵화를 안건에서 제외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한국 언론에 보낸 서면 논평에서 비핵화 의제를 제외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아무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 위원장과 한반도를 안정화하는 3차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이날 논평은 지난 21일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다음 날 백악관이 내놨던 논평과 비교하면 표현이 달라진 것이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계속해서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기존 미국 정부의 원칙과 목표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따라서 백악관이 이번 논평에서 비핵화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일단 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의제가 제외된다면 북·미 정상회담 추진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이후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김 위원장도 지난 21일 “개인적으로 트럼프에게는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된 행정정보시스템 647개 중 1등급 업무 22개를 비롯해 134개가 복구됐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장애 열흘째인 이날 오후 6시 기준 복구율은 20.7%로 나타났다.
이날 새롭게 복구된 정보 시스템은 모바일 공무원증, 통합개방관리시스템 홈페이지, 정부청사관리본부 대표홈페이지(국문·영문) 등이다. 공공기관 전자우편 시스템인 온메일도 전날 부분 복구되면서 공무원 업무 효율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보시스템 647개가 마비되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정자원 현장상황실장인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오전 대전 본원 전산실을 방문해 분진 제거 등 복구 현황을 점검했다. 오전 11시 열린 현장상황실 점검회의에서는 대구센터로의 원활한 시스템 이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점검했다.
네팔에서 ‘살아 있는 여신’으로 불리며 힌두교도와 불교도의 숭배를 동시에 받는 새 ‘쿠마리’로 2살 여자아이가 뽑혔다.
3일(현지시간) CNN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네팔에서 32개월 된 아리야 타라 샤캬가 새 쿠마리로 선출됐다.
의전용 가마를 타고 집에서 나온 그는 많은 인파의 환호를 받으며 거리 행진을 한 뒤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사원 궁전으로 들어갔다.
신도들은 새 쿠마리의 발에 이마를 갖다 대기 위해 줄을 섰고, 꽃과 돈도 바쳤다. 발에 이마를 대는 행위는 힌두교도 사이에서 가장 큰 존경의 표시다.
아리야의 아버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내 딸이었는데 이제 여신이 됐다”며 태어나기 전부터 여신이 될 징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여신 꿈을 꿨다”며 “우리는 딸이 매우 특별한 존재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7년에 전임 쿠마리로 뽑혀 이제 11살 된 트리슈나 샤카는 자리에서 물러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다.
쿠마리는 산스크리트어로 처녀를 뜻하며 네팔 토착민인 네와르 공동체의 샤캬족 중에서 2∼4살 여자아이가 선발된다. 피부를 비롯해 머리카락, 눈, 치아에 흠이 없어야 하고 어둠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이후 살아있는 여신으로 불리며 힌두교도뿐만 아니라 불교도로부터도 동시에 추앙받지만, 사원 궁전에서 친구도 없이 사실상 고립된 삶을 살면서 1년에 몇 차례 축제가 열릴 때만 외출할 수 있다.
신성이 다른 소녀에게로 옮겨간다고 여겨지는 초경을 시작하면 후계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원 궁전에서 물러난다.
샤캬족은 쿠마리로 뽑히면 그 가족들이 사회와 가문에서 높은 지위를 얻기 때문에 딸이 쿠마리로 선정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쿠마리에서 물러난 소녀들은 어릴 때부터 고립된 생활을 한 탓에 일상생활에 적응하고 정규 학교에 다니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쿠마리 출신 여성과 결혼한 남자는 요절한다는 미신 탓에 많은 이들이 비혼으로 남는다.
쿠마리 제도가 아동의 인권침해라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엔은 2004년 아동 조혼과 함께 네팔의 쿠마리 제도를 “여성 차별”로 규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많은 인권 단체도 쿠마리 제도가 “어린 소녀를 부모와 사회로부터 격리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네팔 대법원도 2008년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도 어린이로서 인권을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지만, 쿠마리 제도는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변화가 생겨 쿠마리도 사원 궁전 안에서 개인 교사에게 교육받고 텔레비전도 볼 수 있게 됐다.
네팔 정부는 은퇴한 쿠마리에게 최저 임금보다 다소 많은 110달러(약 15만5000원)를 매달 연금으로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