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 옥당리 당동마을에는 ‘효자송(孝子松)’으로 불리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 ‘장흥 옥당리 효자송’이라는 이름의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는 큰 나무다.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기에 해송(海松), 줄기가 검은빛이어서 흑송(黑松)이라고 불러왔으며, 우리말로는 ‘검은 소나무’ ‘검은솔’이라고 부르다가 ‘곰솔’로 바뀐 우리 소나무의 한 종류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이지만, 사람의 정성만 담기면 내륙에서도 자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내륙의 곰솔은 특별한 사연을 간직했기 십상이다.150년쯤 전, 이 마을에는 효성이 지극한 세 청년, 장흥 위씨의 위윤조, 수원 백씨의 백기충, 영광 정씨의 정창주가 살았다. 세 청년은 한여름 뙤약볕 아래 밭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그늘을 지어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제가끔 한 그루씩의 나무를 심었다.위윤조(1836~미상)는 곰솔을, 백기충은 감나무를, 정창주는 소태나무를 심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세 그루의 나무를 처음부터 ‘효...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기동타격대 조장으로 활동했던 이재춘씨(66)는 몇해 전 목소리를 잃었다. 2021년 9월 후두암으로 수술을 받으면서다. 암 발병을 두고 병원 의사들은 “투옥생활 등 수십 년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2022년 4월 재수술을 받은 후 그는 ‘인공 음성 발성기’ 없이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겨우 근육이 남은 식도에 발성기를 대면 낯선 기계음이 목소리를 대신한다. 이씨는 “목소리가 남아있을 때 5·18 진상규명 활동을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지난 9일 광주 남구 방림동에서 만난 이씨가 목에 발성기를 댔다. 그는 “5·18때 시민들의 편에서 총을 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그때 광주가 저항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비극이 되풀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전두환 신군부의 불법 계엄령으로 무고한 시민 학살이 자행되던 5월의 그날, 광주에 살았던 이씨는 당시 군인이었다.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