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는 이탈리아에서 은밀하게 꿈틀거리던 파시즘과 싸웠다. 싸움이라는 표현은 사실 옳지 않다. 그는 웃으면서 화내는 법을 고민했다. 인간을 말살하는 잔인함에는 당연히 정색하며 분노해야 하지만, 어리석음에 대해서는 웃으며 화낼 수 있다. 그런데 쉽지 않다. 성격이나 재주 탓이 아니라, 사람들은 자신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내가 나를 비웃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에코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달리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누어 가진 것은 양식(bon sens)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적어도 어리석음에서는 인간은 공평하다.에드워드 사이드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바깥을 떠돌면서, 점령당한 땅에 갇혀 살고 있는 동포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역사가 고통받는 자가 아니라 지배하는 자에 의해 쓰이는 ‘힘의 역사’를 바로잡고자 했는데, 결과는 가혹했다. 자신의 나라로 영영 돌아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은 최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지기다. 12·3 비상계엄 하루 뒤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이뤄진 ‘4인 회동’에 참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이 처장은 윤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만나 검사 생활을 함께 한 오랜 친구다.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든 뒤에는 최측근으로 분류됐다.이 처장은 검찰 재직 시절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정통한 법률 이론가로 꼽혔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이던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정부의 검찰 인사를 비판했고, 2011년 이명박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해 사표를 냈다. 사표는 반려됐다.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로 재직할 때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자 변호사로서 징계 처분 취소소송을 대리했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는...
대구경찰청은 신생아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간호사 A씨(20대)에 대해 지난 4일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7일 밝혔다.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환자실 환아를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은 사진을 올리며 “낙상 마렵다”(낙상시키고 싶다) 등의 문구를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피해 환아 부모는 지난 1일 경찰에 A씨와 김윤영 대구가톨릭대병원장을 아동학대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학대당한 아이가 최소 5명 더 있고, 가담한 간호사도 3명 더 있다고 주장했다.경찰은 A씨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수사와 관련한 자료를 제공해 병원에 대한 별도 압수수색은 진행하지 않았다.경찰 관계자는 “추가 혐의자들과 피해자들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김윤영 대구가톨릭대병원장은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