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동맹 중심에서 벗어나 자강을 기초로 동맹과 국제연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한국 사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추락한 대외 신인도를 회복해나가는 시작점에 섰다. 일단 민주주의 회복력을 입증했지만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제질서 대전환기와 맞물려 정상외교 공백의 한계가 가중됐다. 한·미 동맹의 형질 변화가 거론되는 데다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 문제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차기 정부가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대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윤석열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가치 외교’ 기조에 보조를 맞추며 운신의 폭을 제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상계엄 정국에서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상황은 악화했다. 새 미국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거래주의’ 외교 색채를 뚜렷이 하면서 자유주의 국제질서 시대가 저물고 다극의 ‘강대국 정치’로...
계단에서 넘어져 뇌사상태에 빠진 50대 목수가 생명을 나누고 하늘로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15일 가천대길병원에서 반종학(57) 씨가 심장과 폐, 간장, 신장, 좌우 안구를 6명에게 기증했다고 7일 밝혔다. 고인은 피부, 뼈, 연골, 혈관 등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해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선물했다.반씨는 지난해 12월11일 집 계단을 오르다 넘어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씨의 가족들은 “삶의 끝에서 누군가에게 도움과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란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나눔을 간절히 기다리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반씨는 20년 넘게 목수로 일하며 자긍심이 높은 사람이었다. 어깨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목수를 못 할 수도 있다는 말에 수술을 포기했을 정도다. 딸 반혜진 씨는 “더 잘해줄 걸 하는 마음에 너무나 미안하다”며 “아빠가 우...
움베르토 에코는 이탈리아에서 은밀하게 꿈틀거리던 파시즘과 싸웠다. 싸움이라는 표현은 사실 옳지 않다. 그는 웃으면서 화내는 법을 고민했다. 인간을 말살하는 잔인함에는 당연히 정색하며 분노해야 하지만, 어리석음에 대해서는 웃으며 화낼 수 있다. 그런데 쉽지 않다. 성격이나 재주 탓이 아니라, 사람들은 자신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내가 나를 비웃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에코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달리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누어 가진 것은 양식(bon sens)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적어도 어리석음에서는 인간은 공평하다.에드워드 사이드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바깥을 떠돌면서, 점령당한 땅에 갇혀 살고 있는 동포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역사가 고통받는 자가 아니라 지배하는 자에 의해 쓰이는 ‘힘의 역사’를 바로잡고자 했는데, 결과는 가혹했다. 자신의 나라로 영영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