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81)가 사는 광주 동구 대인동 원룸에는 사진 100여장이 벽에 가득 붙어 있었다. 수영복을 입은 중년 남성은 바닷가에서 자신만만한 포즈로 서 있었고,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는 미소가 흘렀다.23일 광주 동구가 시행하는 ‘공공유품정리’ 사업 현장에서 만난 A씨는 “가장 소중한 물건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주저 없이 “사진”이라고 했다. A씨는 며칠 전 동사무소의 안내를 받고 집안 정리를 부탁했다. 이날 그가 혼자 사는 원룸에서는 방안 구석구석 쌓아뒀던 ‘삶’을 비우는 일이 진행됐다.광주 동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이 사업은 생전에 물건을 미리 정리해 죽음을 대비토록 하자는 취지다. 필요없는 물건을 재활용하거나 이웃과 나눔으로써 자원순환도 실천할 수 있다.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나비활동가’와 구청·동사무소 공무원 10여명이 오전 10시부터 정리에 나섰다. 덩치 큰 4인용 식탁과 의자 4개가 가장 먼저 밖으로 나왔다. ‘붕붕카’(유...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고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 1분기 일평균 외환거래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외국환은행 외환거래 동향 자료를 보면, 1분기 외국환은행의 일평균 외환거래(현물환 및 외환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727억6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50억2000만달러(7.4%) 증가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치로,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709억1000만달러) 이후 2분기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한은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환율 상승에 따른 환위험 헤지 수요 등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통상 회계연도 장부를 마감하는 4분기엔 외환거래가 축소됐다가 1분기에는 외환거래가 재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여기에다 외국인 채권자금이 71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고, 1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이 달러당 1452.9원까지 치솟으면서 환위험을 피하려는 ...
더불어민주당이 6·3 대선 공약에서 ‘성평등’ ‘젠더’ 정책을 부각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유력 경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 측도 젠더 문제에 ‘로우키’로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대선에 비해 민주당의 젠더 공약이 퇴보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민주당 공약에 관여하는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약에서 ‘성평등’ ‘여성’ 등을 부각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굳이 논쟁적인 지점을 만들지 말고 필요하면 상임위원회에서 나중에 처리하자는 계획으로 안다”고 말했다.민주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공약이었던 교제폭력 처벌 법제화, 디지털 성폭력 처벌 강화 등 ‘반(反) 범죄’ 기조의 공약과 기혼여성 중심의 ‘양육 지원’ 관련 공약은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차별 시정 정책은 중앙당·캠프에서 “찬밥 신세”(당 관계자)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당내에서는 공약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