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는 같은 학과에서 어떻게 그리 잘 지냈대?” 내가 있는 학교의 교수 A와 B를 언급하며 몇년 전 지인이 했던 질문이다. 이 둘은 사회적으로 이름난 교수인데 A는 ‘이른바’ 진보, B는 ‘이른바’ 보수 정권의 대통령 인수위나 전략기획팀에 영향력이 꽤 크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지인은 정치적 신념이 딴판인 A와 B가 어떻게 같은 학과에서 갈등 없이 지냈는지 물어본 것이다. “정치 지향적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달라 뵈는데, 젠더 관점에서 보자면 그 둘은 아주 똑같거든.” 망설임 없는 나의 즉답에 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2017년 촛불혁명 광장의 열기를 몰아 집권한 당시의 여당이 ‘적폐 청산’을 앞세웠듯, 2025년 ‘빛의 혁명’ 결과로 정권이 들어선다면 이번 여당은 분명 ‘내란 종식’을 내걸 것이다. 부끄럽고 부정한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새판을 짜겠다는 결연한 다짐, ‘청산’과 ‘종식’만큼 유권자에게 ‘새 세상’에 대한 희망을 주는 정치적 구호도 없을 것이다. ...
유엔(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 침투한 무인기(드론)를 조사해달라’는 북한의 요청을 기각했다.외교부는 17일 “지난 1일 ICAO 이사회에서 북한이 제기한 주장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사회는 총의로 동 건 관련 어떠한 조치도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ICAO 이사회는 민간 항공의 안전을 다루는 ICAO의 성격을 고려해 무인기 침투 건을 다루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각 결정이 나면 이후 같은 의제로 다시 심의를 요청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3·9·10일에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감시카메라에 찍힌 무인기와 무인기가 뿌린 대북전단 사진도 공개했다. 북한은 해당 무인기를 한국군이 날려보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무인기를 보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이에 북한은 올해 초 ICAO에 진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