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형사전문변호사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의 가족은 햇볕조차 들지 않는 반지하에서 살아간다. 창문 밖 풍경은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만 보이는 세상이다. 영화에서 이들이 사는 곳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지만 장남 기우(최우식)가 친구와 소주를 마시고, 딸 기정(박소담)이 복숭아를 훔치는 곳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1구역에 자리잡은 ‘돼지슈퍼’다. 돼지슈퍼가 위치한 아현1구역은 1980년대 판자촌 밀집지역이었다. 정부는 무질서한 판자촌 일대를 정비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판잣집을 허물고 빌라를 짓도록 했다. 일명 ‘자력갱생 재개발’이다.자력갱생 재개발은 문제가 많았다. 이 지역은 95%이상이 2종 7층 이하 주거지로 분류돼 있어 지하실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사람이 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건축법도 없던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함께 빌라를 지은 사람들은 분양해서는 안 되는 지하실까지 분양했다. 부족한 건축비를 메우기 위한 방법이었다. 6가구 규모 3층 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