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9일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건을 촬영하다가 특수건조물 침입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다큐멘터리 감독이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 공소 취소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 나머지 피고인들과 변론을 분리해달라고도 했다. 극우세력에 의한 2차 피해와 방어권 위축이 우려된다는 이유다.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16일 오전 11시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감독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정 감독 측은 검찰 측의 공소 사실이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감독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보면 오전 3시쯤 진입이라고 명시되었는데 피고인이 법원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3시43분쯤”이라며 “후문 진입은 오전 5시 이후이기 때문에 공소장이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변호인은 정 감독의 무죄를 주장하며 검찰의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 변호인은 “촬영 행위를 범죄로 보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검찰이 ...
“여성학자”라는 지칭이 있다. 이 단어를 접할 때마다 ‘여성’과 ‘학자’의 개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두 표현 모두 논쟁적이기 때문이다. ‘여성학자’는 우리의 앎, 지식, 학문에 대한 인식을 뒤흔든다. 여전히 여성학자를 여성주의 연구자(feminist scholar)가 아니라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female)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상당수 기관이나 대학들이 여성주의자를 뽑아야 할 때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단지 여성이라는 조건만 맞으면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내 생각에 여성학자는 학위가 있는 페미니스트를 긍정적으로 뜻하는 말인 듯하다. 여성학을 아예 학문으로 취급하지 않는 경우에 비하면, 그나마 고마운 일일까. 내가 가장 그리고 자주 곤란할 때는 사람들이 내 전공을 물을 때다. 나는 전공이 없다. 특정 학과에 대한 소속감도 없다. 대신 나는 여성주의 관점에서 다학제적인 주제에 관심이 있다. 자주국방, 아내폭력, 식민지 남성성, 탈식민주의, 미군 ‘위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