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2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언북초 3학년 A군(당시 9세)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A군이 사고를 당한 곳은 학교 후문 앞 어린이보호구역 이면도로였다. 아이들이 늘 다니는 통학로였음에도 차량과 분리된 별도의 보행로가 없었다. 이 사고는 강남구의 모든 초등학교 주변에 보행로를 설치하는 계기가 됐다.강남구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보행로 설치작업에 들어갔다. 보행로가 없는 총 12개 학교 가운데 보행로 설치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1개 학교를 제외한 11곳 중 언북초, 대현초, 삼릉초 등 10개 학교 주변 양방향 도로폭을 줄여 보행로를 설치했다. 보행로가 놓이면서 도로폭이 좁아진 점을 감안해 도로는 일방통행로로 변경했다.대치동 도곡초는 사정이 달랐다. 학교를 둘러싼 4개의 도로 중 3개가 이미 일방통행로였다. 경찰은 “이미 3개 도로가 일방통행로인 상황에서 나머지 1개 양방향 도로마저 일방통행로로 바꿀 수는 없다”며 난색을...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당일 오전 기획재정부가 1200억원 가까운 일반 예비비를 ‘사이버 안보 위협 대응 경비’ 명목으로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부 쌈짓돈’으로 불리는 예비비로 불법계엄을 우회 지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기재부에서 받은 ‘예비비 잔액’ 자료와 국무회의 회의록을 종합해 보면, 정부는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3일 오전 10시~10시23분 국무회의를 열고 ‘사이버안보 위협 대응 경비(2급 비밀)’ 명목으로 일반 예비비 약 1180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같은 당 김영환 의원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 돈을 국가정보원에 배정했다.국가재정법상 예비비는 각 중앙관서의 장이 기재부 장관에게 사용 신청을 하고, 기재부 장관이 예비비 사용계획명세서를 작성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면 대통령 승인을 거쳐 사용하게 된다. 이 중 2급 비밀에 해당하는 예비...
보기 드문 ‘어른’의 이야기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경남 진주 지역사회에 크고 작은 기부를 이어온 김장하 전 남성문화재단 이사장(81)이 실천해온 나눔의 삶이 조명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요지를 낭독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60)이 ‘김장하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다. 그의 삶을 취재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2023)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역주행하고 있고, 출판계에도 김장하 열풍이 풀고 있다.김 전 이사장은 경남 사천·진주에서 60년 가까이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을 사회 곳곳에 아낌없이 기부한 인물이다. 1983년 설립한 명신고등학교를 1991년 국가에 헌납했고, 형평 운동·지역 언론·여성 인권 등 다양한 분야를 후원했다. 가난으로 중학교 이후 학업을 잇지 못했던 그는 한약방으로 부를 일군 뒤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손수 지원했다.김장하 장학생 중 한 명인 문 전 권한대행은 <어른 김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