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강원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두루미 태양광 발전소. 나무를 벗겨낸 산등성이마다 태양광 패널이 빼곡히 들어섰다. 가파른 비탈길 곳곳에는 그물 같은 임도가 들어섰고 터전을 잃은 동물은 자취를 감췄다. 새 소리가 사라진 민둥산에는 발전기 소음만 울렸다.“저거(태양광 발전소) 때문에 산이 없어져서 그런가. 동물들이 마을 도로로 많이 나와서 깜짝깜짝 놀래” 마을 주민 이모씨(78)는 발전소가 들어선 뒤 마을에 야생 동물이 나타나는 일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문혜리 일대에서 채소 농사를 짓는 권모씨(75)는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고 난 뒤 장마철마다 산사태를 걱정한다고 했다. 권씨는 “아직 마을에 직접 피해는 없지만, 태양광으로 산사태 난다는 소식이 많이 들리니까 늘 불안하다”고 했다. 권씨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지난해에도 수해로 태양광 패널 등 시설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 철원군에서 시정 명령을 내렸다. 급경사지에 발전소를 세운 탓이다.철원 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