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한 번씩 동묘 벼룩시장에 간다. 동묘에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물건이 있고, 물건의 양은 사람을 압도한다. ‘세상에 이렇게 물건이 많아도 되나?’ 비관적인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동묘의 진풍경을 들여다보면 오래된 물건에 대한 애틋한 감상은 물론이고, 쓸 만한 물건을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고자 하는 이들의 끈질긴 고집을 느낄 수 있다. 쓰다 버린 냄비와 프라이팬, 손때 묻은 공구, 오래된 전선 케이블조차 동묘에서는 상품으로 대접받는다. 무더기로 쌓아두는 좌판도 있지만 어떤 상인들은 물건을 정성껏 소제하고 진열한다.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해 팔기도 한다. 동네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리 기술과 기술자들을 동묘에서는 적잖이 만날 수 있다.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누군가 썼던 물건, 수리 흔적이 있는 물건들이다. 아무도 손보지 않았다면 1970년대에 유행한 오메가 손목시계가 지금도 작동할 리 없다. 라디오나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설령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시간이 흐르...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부과 조치로 수출 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함에 따라 9조원의 정책 자금을 추가로 공급키로 했다. 또한 한국이 미국산 LNG를 대량으로 수입하면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최대 1.4%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정부는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정부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을 신설,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2%포인트 인하된 금리로 3조원을 공급한다. 수출 대기업에는 2조원의 추가 자금을 공급한다.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상생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으로 3조원을 지원하고, 1조원 규모의 ‘수출 다변화 금융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했다. 수출금융과는 별개로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1조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펀드’도 상반기 조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정책금융 공급은 기업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