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베를린에서 열리는 다양한 예술 행사에 참가하다 보면 생각보다 행사의 밀도가 높지 않아 놀랄 때가 잦다.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거칠게 말하면 별것 없을 때가 많다.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돌아오는 날이 부지기수다.그럴 때면 두 가지 마음이 든다. 하나는 나도 (그리고 내 친구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 다른 하나는 이렇게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고 기회를 주는 환경이어서 훌륭한 작가 혹은 예술가가 탄생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마음.위대한 예술가는 홀로 탄생하지 않고 어쩌면 이들보다 더 훌륭한 관객이나 독자가 만드는 것 같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보다 나는 더 자주 이곳의 관객에게 감탄한다. 아무리 시시해 보이는 것이라도 일단 누군가 무대 위에서 무언가를 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을 대단히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연주가, 춤이, 낭독이 끝날 때까지 대체로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지루한 시간이 이어져도 끝까지 들으려고 애쓴다. 선뜻 이해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