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통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죄지은 사람처럼 움츠러든다. 먹는 일은 즐거워도 지지고 볶고 수챗구멍 닦는 일까지는 고역이다. 하물며 적게는 100명, 많게는 수천명의 식사를 책임지는 학교급식 현장의 신역은 얼마나 고되겠는가. 기피 업종이 되어버린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고충에 잔반 처리도 한몫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의 불쾌감도 있겠으나 멀쩡한 음식을 버릴 때 마음도 무겁다. 손은 많이 가건만 학생들이 젓가락을 잘 대지 않는 나물 반찬이나 생선 요리가 종종 그렇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메뉴에서 빼어버릇하면 학교급식의 의의는 흩어진다. 학교급식은 고른 영양을 기본으로 밥, 국, 반찬 등 전통식의 골격을 갖추고 음식 경험을 넓히는 교육 행위이기 때문이다. 수학 싫다고 수학 과목을 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단체급식에는 배식대에 올라가지 않는 미배식 잔식, 즉 예비식이 있다. 밥 모자라면 라면 먹자는 집밥과 학교급식의 운영 원리는 다르다. 급식 인원에 맞춰 식재료를 발주하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이번에도 특수고용직·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에게 별도로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정부와 국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에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 여부와 방식에 대해 논의해달라고 권고했다.최임위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4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도급제 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적용할지 논의했다. 지난달 29일 3차 전원회의에 이어 노동계와 사용계 사이 이견이 커 내년에도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노동계는 최저임금법 5조 3항을 근거로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조항은 도급제 노동자의 경우 노동시간으로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대통령령으로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경영계는 최임위에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