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는 이견과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책임을 회피할 때 쓰는 완곡 어법으로 굳어진 지 오래됐다. 대선 과정에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이 말이 다시 등장했다. 사람을 성별, 장애, 연령, 학력, 종교, 고용, 인종, 성적 지향, 성 정체성 등에 따라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법이다. 많은 나라가 채택했고, 유엔도 한국에 입법을 권고한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대선 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견해를 물었다. 이 후보는 “그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지금 그 논의를 하면 갈등이 심화되고 당장 해야 할 시급한 일들을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차별금지법은 2007년 정부 입법예고 이후 20년 가까이 논의됐다. 법안 11건이 ‘사회적 합의 부족’을 이유로 폐기됐지만, 시민의 인식 차원에서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20년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88.5%가 차별금지법에 찬성(찬성하는 편 50.8%, 매우 찬성 37.7%)했다. 5...
미국과 이란의 5차 핵 협상이 오는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다. 양국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은 21일 “미국과 이란의 5차 핵 협상이 오는 23일 금요일 로마에서 열린다”는 글을 자신의 SNS 엑스에 게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이번 핵 협상은 오만의 중재 아래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중동특사가 참여한 가운데 오만 무스카트에서 진행된 1차 협상을 시작으로 지난 11일까지 총 4차례 협상이 진행되었다.하지만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란은 처음부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전면 폐기에 관해서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축소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의 전면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위트코프 특사는 미국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란이 단 1%의 농축 ...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박동석 대표가 법률자문사와 홍보사 등에 자신의 자녀 인턴을 문의하고 실제로 딸이 인턴으로 채용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옥시 본사가 징계 없이 이를 묵인한 사실이 확인됐다.26일 취재를 종합하면 옥시 본사는 박 대표가 2019년 옥시의 홍보를 맡은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 학부생 인턴 프로그램 유무를 문의한 뒤 딸이 그해 상반기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점, 2020년 법률자문사인 김앤장에 학부생 인턴을 문의한 뒤 며칠 뒤 딸이 김앤장 인턴으로 채용된 사실을 2022년 파악했다. 옥시코리아는 자체적으로 박 대표의 이 같은 행위를 조사하고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옥시 본사는 별다른 징계를 취하지 않았다.옥시는 박 대표가 2023년까지 회사 관용차의 소유권을 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자신의 가족에게 이전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장기임대해 사용하던 관용차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회사 소유로 인수한 뒤 회사 법률팀 등에 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