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되고 싶었다 하늘은 제 앉을 자리 가장 낮은 데로 골랐다사람을 그리워하는 일이 큰 공부, 부지런히 익혔다읽고 쓰고 읽고 쓰고, 온몸이 귀가 되었다 황송했다별빛을 듣고 빗방울을 듣고 땅강아지를 들었다어미도 되었다가 새끼도 되었다가 배고픈 그림자들 품었다기다리다 끌어안고 기다리다 끌어안고, 온몸 엉덩이가 되었다배운 대로 들은 대로 삶도 죽음도 한자리에서 둥그레졌다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기다림이 천명금 간 시멘트벽에 기대어 한해 내내 슬픔의 집을 키웠다펑퍼짐한 신이 내려와 산다 씨앗이 된다 -시 ‘청둥호박의 까닭’, 김수우 시집 <뿌리주의자>올해도 여러 종류의 호박이 자라고 있다. 큰 호박잎이 다른 작물을 덮어버리기 일쑤여서 욕심을 줄이려는데 맘대로 안 된다. 찌개에 넣거나 전 지져 먹기도 좋은 애호박은 기본이고, 둥글게 열매가 달리는 조선호박도 세 개 정도 심는데, 늦봄쯤엔 두엄더미에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탄 가자지구행 자유선단연합의 선박이 나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스라엘을 향한 비난이 국제사회에서 쏟아지고 있다.이스라엘 외교부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 해역으로 향하던 매들린호를 차단했으며 선박에 탑승한 12명을 붙잡아 아슈도드 항구로 이송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날 엑스를 통해 매들린호에 탄 활동가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명인’들이 탄 ‘셀피요트’가 이스라엘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인스타그램용 셀카를 찍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비난했다.이 배에는 독일, 프랑스, 브라질, 튀르키예,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국적의 활동가 12명이 타고 있었다. 각국 정부는 나포 소식 발표 후 성명을 즉각 발표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매들린호에 탄 프랑스 국민 6명의 “신속한 귀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
치유의 빛강화길 지음 은행나무 | 384쪽 | 1만9000원모든 문제는 타인의 눈에 띄었을 때 시작된다. ‘지수’는 작았던 자신의 몸이 비대해지며 타인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주변의 ‘뚱뚱하다’는 비난은 어른이 된 후에도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 된다. 성인이 된 지수는 식욕억제제를 먹고 절식과 폭식을 오가며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을 유지한다.그런 지수에게 원인 모를 통증이 시작된다. 시작은 중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 ‘신아’와 ‘해리아’를 떠올린 다음날부터다. 해리아는 모두가 동경하는 아이였다. 누군가는 그를 이기고 싶어서, 누군가는 그저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의 곁을 맴돌았다. 지수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보다 해리아를 사랑했고, 사랑했지만 가질 수 없어 괴로웠다.소설 속 인물들은 ‘원인 미상’의 통증보다 괴로운 건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병원에서 찾지 못한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기꾼 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