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시민들은 일터로, 마을로 돌아갔다. 12월3일 밤, 초현실적 장면을 보고 달려 나와 ‘그토록 아름답고 다정한 저항’의 서사를 썼던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대선 기간 전국을 돌며 만나봤던 그들은 날밤을 새우던 광장을 기억하며 즐거워했다. 계엄 군대를 멈추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무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그런데 그들은 다른 한편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이 맞닥뜨린 현실 때문이었다. “세상의 관심이 온통 ‘압도적 승리’로 몰려가고 있는 동안 광장은 ‘불 꺼진 무대, 텅 빈 공연장’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일상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어요. 여성들은 여전히 온·오프라인에서 성폭력의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작업장은 그대로고, 알바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한숨은 이전과 다를 바 없으며, 저임금과 숨 막히는 직장 문화도 마찬가지고, 소멸의 두려움으로 가라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