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원작 소설에는 없는 ‘거북이’가 영화 <콘클라베>의 가장 강력한 상징이다.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고, 미국 아카데미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이 영화에서, 로렌스(레이프 파인스)는 거북이를 “영적 독립의 상징”이라 표현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이 작은 생명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격변기에 필요한 용기와 신중함의 상징이다.영화의 음악은 이러한 용기 있는 선택의 순간을 청각적으로 강화한다. <콘클라베>의 음악을 맡은 폴커 베르텔만(예명 하우슈카)은 ‘크리스털 바셰트’라는 특별한 악기를 활용했다. 유리 막대를 젖은 손으로 문질러 연주하는 이 악기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음색은 종교적 신성함과 정치적 긴장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거북이가 느리게 움직이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저음 현악기의 선율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의 울림이다.영화 속 대립 구도는 명확하다. 벨리니 추기경은 “교회는 변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