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내린 ‘경향신문 등 특정 언론사들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가 소방청 내부에도 하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영팔 소방청 차장은 계엄 선포 1시간여 뒤인 지난달 3일 오후 11시40분쯤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해 “계엄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청에서 협조해 달라고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황 본부장은 “알겠고, 알아서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 차장은 “서울본부에서 협력할 사항이 제일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10분 뒤인 오후 11시50분쯤에는 허 청장이 황 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항이 있는지 물었다. 황 본부장이 “협조 요청을 받은 사항이 없다”고 답하자, 허 청장은 “서울에서 ...
한겨울 산중에 눈이 내리면 산길보다 들길을 걷는다. 흰 눈을 맞으며 사람 사는 마을과 푸른 산을 바라보면 온몸이 청신하게 시린다. 눈 덮인 들길을 걸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떠오르는 시가 있다. 조선 후기 문신 이양연의 시다. 백범 김구 선생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숙고했던 시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과 ‘뒷사람의 이정표’를 되새긴다. 이 세상은 나와 이웃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화엄경에서는 모든 생명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물코라고 표현한다. 상호의존하는 생명의 이치로 우리 모두를 살펴보면 나는 곧 너의 나이고, 너는 곧 나의 너이다. 이런 생명의 연결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나의 생각과 행위가 그대로 이웃에게 영향을 미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