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1988년, 바로 이 자유광장에서 처음 반핵 시위를 하고 대만전력 본사까지 행진했기 때문입니다.”무더운 날씨에 모든 이가 지쳐있었지만 78세 시신민(施信民) 전 국립대만대학교 교수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그가 말한 자유광장은 독재자 장제스(蔣介石)를 기리는 중정기념당이 위치한 곳이다. 38년간 지속한 오랜 계엄령이 끝난 뒤 대만 민주화운동의 중심 무대가 된 자유광장은 대만 탈핵운동의 출발점이기도 했다.지난달 17일 마지막 핵발전소가 멈추며 대만은 마침내 탈핵을 이뤘다. 무더위에 많은 이들이 지쳐 그가 바란 대로 대만전력 본사까지 행진하지 못했지만, 30대 초반부터 대만 반핵운동을 일궈온 원로는 이날 자리한 70여 명의 반핵아시아포럼 해외 참가자들에게 대만 탈핵운동의 시작을 알리고 싶어 했다.한국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만 탈핵운동은 동아시아는 물론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