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이 개발한 무인 착륙선의 월면 착지 시도가 6일 실패했다. 하강 도중 고도 측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월면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는 자사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를 달 앞면 ‘얼음의 바다’에 이날 오전 4시 17분 안착시키기 위한 기동을 지구에서 원격 조종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착륙 예정 시간 1분 30초를 남기고 고도와 속도 표시 장치가 꺼졌다. 이 모습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리질리언스는 지난 1월 지구에서 발사된 뒤 지난달 7일 달 상공에 진입했다. 그 뒤 달 착륙을 위한 기술적인 점검을 해왔다.리질리언스는 높이 2.3m, 폭 2.6m짜리 동체를 지녔다. 내부에는 소형 무인 탐사차량이 실렸다. 아이스페이스는 해당 탐사차량으로 달의 흙과 암석을 채취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달 착륙이 실패하면서 이런 계획도 실행이 불가능해졌다.착륙 실패는 고도 측정...
초록이 짙어지는 유월, 숲의 품이 그립다면 강원도 동해로 떠나보자. 곶자왈을 연상케 하는 원시림과 맑은 계곡, 바위와 징검다리, 그리고 야생 들꽃이 수놓은 길이 우리를 기다린다. 백두대간을 넘나들던 옛길이자, 한때는 생계를 위해 땀 흘리며 소금을 운반하던 고갯길이 오늘날 생태와 치유의 숲길로 다시 태어났다.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숲과 역사를 느끼고, 삶의 흔적을 새기며 걷는다.백두대간 동해소금길은 바닷가에서 생산된 소금을 내륙 산골로 운반하던 옛길로, 동해 북평시장에서 정선 임계시장으로 이어진다. 정선은 바다가 없는 고장이기에 소금은 귀중한 생필품이었다. 반대로 바닷가 사람들은 정선의 삼베와 곡식을 얻기 위해 이 길을 오갔다. 소금과 삼베, 해산물과 산나물, 나귀와 지게꾼, 그리고 장돌뱅이가 교차하던 동해소금길은 물건뿐만이 아닌 삶의 애환과 숨결을 실어 나르던 길이었다. 도로가 뚫리고 현대화되면서 옛이야기를 품은 길은 한동안 잊혔다.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되살...
“그의 살갗은 매미 울음소리 같은 껍질 그의 목소리는 퍼붓는 억수 같은 음성 입은 옷은 늘어나 헐렁헐렁하고 구멍이 나고 빨아도 땀냄새는 다 빠지지 않았지 그는 여름 내내 날마다 밭을 받았어 큰 흙덩이의 거친 밭이었지 저녁이 오면 괭이 같은 발을 씻고, 물외냉국에 찬밥을 말아 뜨고, 여름 모기장 속으로 들어가 한숨을 길게 놓았어 그러곤 홍자색 꽃망울 같은 눈을 꼭 감았지” <풀의 탄생>, 문학동네문태준 시인이 아홉번째 시집을 냈다. 제주에 풀밭 살림을 일궈 다섯 해 넘게 살고 있다는 그는 이번 시집에 생의 기운이 넘실대는 자연의 모습을 풀어놓는다. 꿈틀대는 지렁이를 보며 시인은 “흙 속에 이처럼 큰 세계가 있었다”고 깨닫는다. 세상의 생명은 모두 이 큰 세계를 양분으로 두고 태어난다. 대지의 기운이 생동하는 봄부터 사계가 4부로 이뤄진 시집에 담겼다. 자연은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시끄럽고 부산하지 않다. “눈송이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네/ 안간힘 쓰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