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유심 교체 예약자가 450명이나 있어서 더 기다려야 한대요.”A씨(69)는 12일 오전 운동 가는 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울 종로구 한 T월드 매장에 들렀다가 발길을 돌렸다. 유심 교체를 예약했지만 아직 순서가 한참 남은 탓이다. A씨는 “SK텔레콤을 쓰던 남편과 아들은 해킹 사고 후 통신사를 교체했다”며 “나는 인터넷뱅킹 액수가 적어 일단 교체는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와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하는 ‘유심 재설정(포맷)’을 선택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유심 칩을 바꿔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했다.T월드 매장 관계자는 “우리 매장 기준으로 고객의 80% 정도는 유심 칩을 교체하고, 20%는 금융인증서 등을 다시 설정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유심 재설정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SK텔레콤은 이날부터 유심을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유심 재설정 방식을 도입했고, 해외 로밍 이용자들도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역대 정부에서 요직을 맡아 승승장구했다. ‘무색무취’라는 평가가 두루 중용된 비결일 것이다. 진보·보수 정권을 넘나들며 두 번의 총리를 맡는 진기록도 세웠다. 그는 ‘딱총(딱 총리)’이라는 별명처럼 ‘영혼 없는 관료’일 뿐, 권력 의지는 없어 보였다.그랬던 한 전 대행이 윤석열 파면 이후 보인 행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 않고 버티던 그가 지난달 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 등 2명을 지명한 것이다. 두 자리는 ‘대통령 몫’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추대받으려는 ‘야심’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 이때부터인 듯싶다. 이달 1일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선을 공정 관리해야 할 대행의 소임을 내팽개친 것을 보면 그의 내면 권력욕이 공직윤리를 압도한 듯싶다.그는 보수 정권에서 호남 출신임을 밝히지 않다가 DJ 정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