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코오롱하늘채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4일 새 총재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을 선출했다. 다카이치는 이르면 다음주 임시국회 표결을 거쳐 이시바 시게루 총리 후임인 104대 총리이자 첫 여성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내각 출범 후 한·일관계는 낙관할 수만은 없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따르는 다카이치는 ‘일본의 부활’(Japan is back)을 외치며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다카이치는 그간 ‘여자 아베’라 불릴 정도로 극단적 주장을 해왔다.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를 옹호하며 사과·반성을 거부했고, 각료 시절엔 춘·추계 예대제와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지난달 총재 선거 토론회에선 “(한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게다가 다카이치 내각의 핵심 각료인 관방장관·외무상 등에 강경 우파 인사들이 기용될 거라고 하니 향후 한·일관계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다카이치가 총재 당선 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오는 17~19일 추계 예대제는 물론, 총리 재직 기간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일관계를 경색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강제징용 소송 문제에 대해 “국가 간 약속을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향적 태도를 취했다. 그런 실용외교 기조 위에서 이시바 총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다짐했고, 양국을 세 차례 교차 방문하며 셔틀외교를 복원했다. 한국인들은 일본도 과거사 반성·성찰을 통해 화답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카이치가 당장 자국 정치 상황상 어렵다면, 적어도 관계 개선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지 않도록 과거사 관련 언행에 유의해야 한다.
한·일은 트럼프발 통상·안보 질서의 격변, 미·중 전략경쟁 상황에서 서로가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다카이치도 총재 선거 기간 “한·일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다. 한·미·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양국 모두 외교·안보, 경제, 민간 교류 등에서 중장기적으로 협력의 길을 넓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미래지향적 관계의 비전을 보여줄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추석을 이틀 앞둔 4일 국민과 동포들에게 보내는 명절 인사 영상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며 내일의 희망을 꿈꿔야 할 한가위이지만 즐거움만 나누기에는 민생의 어려움이 여전히 크다”며 “국민 삶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으로서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고단한 삶에 힘겨운 국민 여러분의 부담을 덜어내고 모두의 살림살이가 더 풍족해질 수 있도록 국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산업과 나라가 다시 성장하고 힘차게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우리 국민의 단결된 의지와 열망이 있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를 고루 비추는 둥근 달빛처럼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나란히 연보랏빛 계열의 한복을 차려입은 이 대통령 부부는 한목소리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허리 숙여 인사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