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출근길에는 유튜브에서 ‘엄마 내 오둥이 어디 갔어요? 클래식’이라는 제목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 섬네일은 길바닥에 버려진 오리 인형. 이마에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붙인 채 어딘가 어리둥절한 표정. (이 어리둥절한 표정의 캐릭터를 오둥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댓글 창에서는 사람들이 가져 본 적도 없는 오둥이를 그리워하고 있다. 오둥이를 잃어 본 적 없으면서. 없는 기억 때문에 슬픔에 잠겨 있다. 나도 마찬가지야. 없는 오둥이를 잃어서 슬프다. 그것이 나에게 당신들에게 진짜 있었던 일이 아니라서 마음껏 슬프다. 그래서 여기에다 슬프다고 마음껏 쓴다.진짜 있었던 그 일들에 대해서는 좀처럼 슬프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내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 어렵다. 그래도 지난여름 내 얼굴을 보려고 매일매일 노력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양치를 하며 거울을 보는 일. 퇴근하고 돌아와서 내가 누군가의 삶을 망치지 않았는지 일기에 적는 일. 그건 아주 힘든 일이었지만, 바로 그 일들을 해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