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행사 출근 전, 집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하나를 뽑아든 그는, 차에 올라 카세트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올드 팝을 들으며 가벼운 미소를 짓는다. 샌드위치 하나로 점심을 해결하면서도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필름 카메라에 담는 그의 얼굴에선 어떤 깊이마저 느껴진다. 일을 마친 그는 동네 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자전거를 타고 간 단골식당에서 간소하게 저녁을 해결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헌책방에서 산 윌리엄 포크너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등의 소설을 읽다가 잠이 든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으며, 내일도 그럴 것이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야쿠쇼 고지)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별다를 것 없다. 구구절절 보여주지 않지만, 히라야마라고 왜 사연이 없을까. 그럼에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히라야마의 온전하고 오롯한 하루에 집중한다. 도쿄 시내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이 직업인 히라야마의 삶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
한국은 ‘이주민 이웃’ 준비됐을까■다큐 인사이트(KBS1 오후 10시) = 1960년대 이주노동자 송출국이었던 한국은 1980년대 후반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이주노동자 유입국으로 전환됐다. 2024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선 전교생의 절반 이상이 이주배경학생이다. 방송은 한국 사회가 새 이웃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살펴본다.성매매범 격투기 준비생, 진실은■실화탐사대(MBC 오후 9시) = 격투기 선수라는 꿈을 위해 성실히 훈련했던 김민우씨(가명). 주변인들은 그가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랬던 김씨가 미성년자와 불법 성매매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피해자 예진씨(가명)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수사 결과를 들을 수 없었다. 제작진은 김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집중 취재한다.
1980년의 광주에서도, 2024년의 서울에서도 이름 모를 여성들이 거리를 지켰다. 총을 들고 독재를 꾀했던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두 경험이 세월과 공간을 넘어 만났다. 경향신문은 1980년 5월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전남도청을 지켰던 취사반 김경임씨(61)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서울로, 또 탄핵 촉구 집회가 줄이었던 여의도·농민과 시민들이 하나가 된 남태령을 지킨 전연수씨(가명·25)가 1980년 광주로 보낸 편지를 받았다. 1980년 광주 금남로에 선 여성과 2024년 서울 여의도 광장, 남태령 언덕에 선 여성은 다른 시공간을 건너 말을 건네고, 안부를 묻고, 서로를 ‘우리’로 묶었다.📌[라운드업]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 (feat. 응원봉 든 2030 여성들)광장에 선 여성들 마음은 같았다. 경임씨는 2024년 광장의 여성들 모습에서 1980년 5월 전남도청으로 돌아가던 자신의 모습을 겹쳐봤다. 경임씨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