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흥신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국방부가 참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30일 대통령 윤석열의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의 내란 행위는 전 국민이 목격한 터다. 윤석열이 내란 수괴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지만 공조수사본부는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3차례나 출석 요구서를 보내며 체포를 미뤄왔다.그동안 윤석열이 보인 행태는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다. 자신의 지시와 명령을 따른 군과 경찰 수뇌부는 모두 구속됐는데도 여전히 제 한몸 건사하겠다고 지지자들을 선동하며 내전을 획책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서류 접수조차 거부하더니, 수사망이 좁혀오자 헌재 심판을 먼저 받겠다며 시간을 끌었다. 체포영장이 청구되자 이젠 공수처에 내란 범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형적인 ‘법꾸라지’ 행태다. 공수처는 경찰과 공조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있고, 경찰엔 기본적으로 내란죄 수사권이 있다. 내란은 윤석열이 대통령의 직권을 남...
‘을씨년스럽다’는 뭔가 어감부터 스산함이 느껴지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도 ‘날씨나 분위기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이다. ‘을사(乙巳)년’에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고, 그 뒤로 사람들이 ‘을사년스럽다’고 한 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결국 민중의 관점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좋지 않은 일이 외침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든, 위정자의 실정으로 벌어졌든 그 고통과 치욕은 대부분 민중의 몫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우리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을사년은 1905년이다. 조선이 일본 제국주의 세력에 외교권을 빼앗긴 을사조약(제2차 한일협약)이 있었던 해이다. 고종이 일본의 강압에 억지로 조약에 서명했다는 점에서 을사늑약(勒約)이라고도 한다. 일본은 1904년 시작한 러일전쟁의 우세 속에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열강의 승인을 얻어 결국 조선을 보호국화하려 했다. 그해 11월17일 어전회의에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