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스포츠중계 [주간경향] 부산 영도구에 살던 일곱 살 꼬마는 친구들과 세발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영도대교 건너 남포동 일대와 자갈치시장을 자주 쏘다녔다. 1975년의 어느 날도 그런 날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영도대교를 달리다 건널목 앞에서 신호가 바뀌었다. 친구들은 먼저 달려 나간 뒤였다. 홀로 남아 신호등 색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소년 앞에 화물 탑차가 멈춰 섰다. 훗날 설수영씨(56)가 “골백번도 더 떠올리는” 인생이 바뀐 순간이다. “갑자기 물건처럼 들려 탑차 안으로 내던져졌어요. 그 안에 이미 적지 않은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설씨의 형제복지원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설씨는 군대식 생활을 하며 형제복지원 내 건설 현장 등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구타는 일상이었다. 누군가 밥을 흘리면 아이들 전부가 몇 시간이고 토끼뜀을 뛰었다. ‘줄빠따’ 신고식에선 평생 다리를 저는 장애도 갖게 됐다. 도망친 아이가 죽도록 맞은 뒤 “거적에 싸여 수레에 실려 나가는 장면”도 여러 번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