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흥신소 한 해의 마지막 달이 밋밋하게 끝나지 않고 뿔처럼 하루가 더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12월31일. 복면한 괴한인 듯 아라비아 숫자 즐비한 달력에서 지난 1년을 휘감으며 등대처럼 밝힌다. 그냥 하루, 여느 날처럼 지나치기엔 내 간이 너무 작다.요즘 대한민국에서 일상을 살아내는 건 비장한 일이다. 기괴하고 희한한 일들이 마구마구 범람해서 정신을 모으기가 몹시 힘들다. 해가 뜨고 다시 달이 뒤쫓아 오기까지,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의 보자기에서 이 마지막 날은 목석같은 나에게도 좀 특별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무엇으로 다시 못 볼 갑진년을 마무리할까.참 수상한 시절, 그저 흘러가고 지나가는 것들이 변덕을 부리지만 그 와중에도 무겁게 지그시 제자리를 누르며 중심을 잡아주는 것들이 있어 이나마 세상은 이렇게라도 유지된다. 산이 제 높이를 지탱하려고 무거운 돌이나 바위를 부둥켜안고 있는 것처럼.허황한 말들이 활개치는 이 부박한 지상의 표면에서 사람의 생...
경찰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비방한 악성 인터넷 게시글·댓글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3일 참사 희생자와 유족 관련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및 악성 유튜브 영상 총 7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중 6건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3건에 대해서는 영장이 집행됐고, 나머지 3건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게시자를 특정·검거하고, 이들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앞서 경찰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악성 온라인 게시글이 확산하자 이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전날 국수본 수사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악성 게시글 전담수사팀’을 꾸렸다.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꾸려진 전담 수사팀에는 수사관 118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참사 희생자 관련 명예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