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행사 1371년(공민왕 20) 봄, 나주호장 정침은 제주로 향하는 배를 타고 있었다. 호장은 고려시대 지방의 행정을 맡아 보던 향리 중 가장 높은 직급이다. 제주로 가던 그 바닷길, 하필 왜구를 만나고 말았다. 중과부적이라며 다들 항복할 궁리만 하던 때, 정침은 극렬히 저항했다. 마침내 화살이 다 떨어져 버리자, 정침은 관복을 갖춰 입고 정좌했다가 바다에 뛰어들어 자결했다.몇년 후 이곳에 정도전이 유배를 왔다. 우왕을 즉위시킨 권신 이인임이 북원과 외교를 재개하는 것을 반대하다 쫓겨난 길이었다. 공민왕의 시해, 명 사신의 살해 등으로 이어진 껄끄러운 외교 난맥을 이인임은 북원과 통교하는 것으로 돌파하려 했다. 위험천만한 선택이었기에 많은 관료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이들 모두 파직되거나 유배됐으며, 변변찮은 집안 출신인 정도전만 근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떠돌았다. 그것도 30·40대 한창나이에. 이런 연유로 머물게 된 나주에서 정침의 이야기를 들은 정도전은 <정침전>이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7일 2차 전체회의에서 증인 173명을 채택하고 운영 일정을 의결했다. 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대통령 관저에 집결한 여당 의원들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은 윤 대통령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어제 체포영장 집행 방해를 위해 한남동 관저에 갔던 의원들이 여기에도 있다”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영장을 방해하는 데 집단 동참한 이들 위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국정조사특위 사임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이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위법부당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항의하기 위해 나간 걸 가지고 내란에 동조했다 말씀하시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국회 탄핵소추단이 탄핵소추 사유서에서 내란죄를 제외한 것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박 의원은 “이것은 내란죄...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중요 임무’ 혐의를 받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왼쪽 사진)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오른쪽)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조 전 청장이 계엄 포고령이 위법하다는 일선의 보고를 받았음에도 “따르지 않으면 우리가 체포된다”며 일선에 거듭 국회 출입 차단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8일 내란 혐의를 받는 조 전 청장과 김 전 청장을 구속기소했다. 두 사람은 계엄 당일인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고 국군방첩사령부 등과의 합동 체포조 편성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에 따르면 조 전 청장과 김 전 청장은 계엄 선포 3시간30분 전인 당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계엄 내용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후 윤 대통령의 지시대로 계엄군의 국회 진입이 원활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