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중계 1371년(공민왕 20) 봄, 나주호장 정침은 제주로 향하는 배를 타고 있었다. 호장은 고려시대 지방의 행정을 맡아 보던 향리 중 가장 높은 직급이다. 제주로 가던 그 바닷길, 하필 왜구를 만나고 말았다. 중과부적이라며 다들 항복할 궁리만 하던 때, 정침은 극렬히 저항했다. 마침내 화살이 다 떨어져 버리자, 정침은 관복을 갖춰 입고 정좌했다가 바다에 뛰어들어 자결했다.몇년 후 이곳에 정도전이 유배를 왔다. 우왕을 즉위시킨 권신 이인임이 북원과 외교를 재개하는 것을 반대하다 쫓겨난 길이었다. 공민왕의 시해, 명 사신의 살해 등으로 이어진 껄끄러운 외교 난맥을 이인임은 북원과 통교하는 것으로 돌파하려 했다. 위험천만한 선택이었기에 많은 관료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이들 모두 파직되거나 유배됐으며, 변변찮은 집안 출신인 정도전만 근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떠돌았다. 그것도 30·40대 한창나이에. 이런 연유로 머물게 된 나주에서 정침의 이야기를 들은 정도전은 <정침전>이라...
윤갑근 “7일 저녁에도 관저서 만났다”…‘도피설’ 전면 부인윤석열 대통령이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할 수 없다며 자신을 조사 없이 기소하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를 마친 뒤 수사를 받는 것이 원칙이라고도 했다. 헌재의 탄핵 결정을 지연시키고, 최대한 늦게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효인 체포나 수사에는 응할 수 없다”며 “(대통령 조사 없이) 기소를 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 같은 입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어 사전구속영장 청구가 불법이라는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들이 희생되는 건 막아야 하기 때문에 사법기관에서 진행되는 절...
조국혁신당이 9일 일본군 ‘위안부’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단체에 집회 우선권이 있다고 판단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비판했다.황명필 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매춘부상’이라고 모욕하는 극우 집회에 대해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란 자가 장소 우선권을 주라 했다”라며 “제정신인가. 이것은 자유·평등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방종에 혐오가 더해지면 범죄가 된다”고 말했다.앞서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소위원장 김용원)는 지난달 18일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소녀상 주변에 집회 신고를 해 집회 우선권은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에 있다”며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진정에 ‘구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후 김 대표 등은 수요시위 현장에서 “꼬우면 1순위 신고” 등 손팻말을 들고 방해 집회를 이어갔다.황 최고위원은 “고도로 발달한 자유민주 국가일수록 혐오범죄에 단호하다”라며 “국제적으로 인정된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