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상간소송변호사 “윤석열 탄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HD현대건설기계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된 변주현씨(30)는 지난달 14일 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서 열린 사전집회 중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변씨에게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변씨는 2016년 스물두 살 때 조선소에 처음 발을 들였다. 특수선에서 케이블 작업을 했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고 일은 일대로 힘들어 2년 반 만에 하청업체를 그만뒀다. 이후 변씨는 용접공 임금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원에서 용접을 배운 뒤 2019년 2월 HD현대건설기계 하청업체 서진이엔지에 용접공으로 입사했다. 당시 현장직 중 유일한 여성 노동자였다.변씨는 입사한 지 1년 반 만인 2020년 8월 일자리를 잃었다. 회사가 갑작스럽게 폐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진이엔지 해고 노동자들은 폐업 철회,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싸움을 시작했다. 지난해 2월엔 원청인 HD현대건설기계를 상대로 제...
남 말 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는 흔히 천재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개화기 조선의 3대 천재는 춘원 이광수, 육당 최남선 그리고 벽초 홍명희다. 이들은 시와 소설을 쓰고 사회적 파급력도 컸지만, 막상 천재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는 지능지수를 기준으로 괴테와 아인슈타인 그리고 다빈치를 꼽기도 한다. 과연 그렇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서양 위주의 평가라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확실한 것은 이들의 부모나 자식은 천재 당사자보다 유명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쓰고 식물학과 해부학에도 관심이 컸지만 그의 아들이 뭘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이광수의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지도 모른다.인간은 자식을 낳는 과정에서 부모의 염색체를 골고루 뒤섞는다. 천재는 고스톱 화투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최고의 패다. 하지만 다음 판에서 그 패는 흐트러져 뒤섞인다. 생식 과정에 남성과 여성, 두 성이 참여하기 때문에 생물...
음악과 이미지박찬이 지음 풍월당 | 576쪽 | 6만5000원오페라 애호가라면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의 내용과 유명한 아리아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어떤 성악가의 목소리로 녹음된 음반인지, 오케스트라와의 밸런스는 어떠했는지 등 음악적 요소에 대한 취향도 분명할 터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본 경험은 있는가. 세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갈등의 본질이 되는 핵심인물들이 의사(혹은 의료인)라는 점, 그리고 이들 작품에서 왜 의사는 치료라는 숭고한 사명 대신 모사와 협잡을 일삼는 불한당으로 나오는지 말이다. 저자는 극음악 속 부정적인 치유자의 이미지가 어디서 기원하는지 그 연원을 찾아 인문학과 예술의 바다를 헤엄친다.클래식부터 재즈, 팝까지 두루 쓰이는 악기 바이올린은 떠돌이 혹은 악마의 손에 들려 사람들을 미혹시키는 도구로 취급받았던 때도 있다. 그러다 왕의 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