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당일 “이곳에 오면 눈치 보지 않고 카페를 이용할 수 있어 좋아요.”지난 17일 경기 안산시의 ‘오소가게’로 지정된 커피숍 ‘바바카멜’에서 만난 발달장애인 황은지양(17)은 “(오소가게) 덕분에 커피가 좋아졌다. 바리스타라는 꿈까지 생겼다”라며 이같이 말했다.오소가게는 안산시에서 시행하는 장애인권익옹호상점 인증제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비장애인과 함께 이용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장애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마음 편하게 맞이해주는 평범하고 친근한 인사말인 ‘이리오소’롤 상표화했다.오소가게로 인증된 가게에는 현판이 걸린다. 황양에게는 이 현판이 마치 ‘내가 들어가도 된다’라는 뜻처럼 느껴진다고 했다.오소가게가 알기 전까지 황양에게는 모든 공간이 장벽처럼 다가왔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 심지어는 이용을 거부하는 차별까지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에겐 일상인 카페에 가는 일조차 황양에게는 도전이었다고 했다.황양의 어머니 최혜진씨(52)...
1776년 건국 이후 세계 민주주의의 선도 국가였던 미국에서 내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질문을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한 2021년 1월6일 이후 미국에서는 내전을 더 이상 후진국들의 전유물로 치부하기 어렵게 됐다.내전과 테러리즘 전문가인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특훈 교수 바버라 F. 월터는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에서 미국이 내전 발발 가능성이 높은 ‘위험 구간’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1974년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테드 로버트 거 교수가 고안한 아노크라시(anocracy)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거 교수는 전 세계 국가들의 정치 체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정치체 점수’를 매겼다. 완전 독재 국가는 -10점, 완전 민주주의 국가는 +10점이다. 아노크라시는 정치체 점수표에서 -5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쓰러진 한마리 개 옆에 주저앉아 떨며 죽음의 과속을 멈추려는 사람오염물 뒤집어쓴 흙과 죽어가는 벌레와 풀, 잘린 나무의 신음을 듣는 사람저는 그를 아버지라 부르겠습니다먹고 먹히는 계산법을 넘어 자연의 경이에 무릎을 꿇는 사람자비와 분노가 한통속인 사람서로 밥이 되어주기를 바라 마지않는 사람저는 그를 형제이자 스승으로 받들겠습니다절망조차 사치임을 아는 사람탄식 속에서도 벌거벗은 인간의 영혼에 호소하는 것이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는 사람아흔아홉의 낙담 속에서도 한줄의 희망을 꿰는 사람죽어가는 나무에게 물을 주는 사람저는 그를 친구이자 동지라 믿겠습니다폭력과 탐욕으로 얼룩진 인류 역사의 나쁜 책들을 태우고절멸을 향해 가는 마지막 페이지를 고쳐 쓰는 당신이 촛불입니다스스로를 태워 자기를 갱신하는 대지처럼폭염과 산불과 가뭄, 광폭한 바람과 비,물과 불조차 치우친 압도적인 비대칭 속에서 세계가 피 흘릴 때대지에...